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업계는 디자이너 역량이 사업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및 기반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K패션 오디션’ 수혜브랜드를 위해 세일즈랩 ‘르돔’(LECOME)에 개방형 오피스 공간을 마련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동대문 DDP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르돔은 동대문 원부자재-제조 스트림과의 연계성을 살린 스튜디오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개방형 오피스는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MUSINSA)는 같은해 6월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선보였다. 촬영장소와 장비를 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던 신진 디자이너들은 DSLR 카메라 대여, 패션 집기류 대여, 샘플·패턴·수선 서비스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너웨어 브랜드 ‘비와이씨’(BYC)는 브랜드의 숨은 공신이었던 디자이너를 제품에 앞장세웠다. 비와이씨는 10여년 전부터 제품 택에 디자이너 이름을 함께 게재하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은 디자이너에게 먼저 나타났다. 이정일 비와이씨 상품팀 디자이너는 “이전보다 상품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이 커졌다”며 “제품에 적힌 내 이름은 더 열심히 상품을 개발해야겠다는 동기부여의 근간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큐레이션 및 펀딩 플랫폼 ‘하고’(HAGO)는 신진 디자이너 육성에 적극적이다. 하고는 제작비용에 어려움을 겪는 신진 디자이너를 위해 사전 펀딩을 통해 마련한 생산자금을 선지급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또 홍보 대행사를 통해 연예인 협찬 및 마케팅을 무료로 진행해주며, 대기업 재무 경험이 있는 홍정우 하고 대표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비즈니스 상담을 무료로 진행해주기도 한다.
홍 대표의 목적은 ‘선순환’이다. 그는 “국내 독자적인 디자인 상품이 없다보니 쿠팡, 위메프 등 오픈마켓은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며 “패션 업계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앞서 실력을 가진 신진 디자이너들이 유통 구조와 경영 등의 한계로 주저앉는 경우를 자주 목격해왔다”며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디자이너가 성장한다면 업계도 활력을 띠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긍정적인 결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90년대 이후로 국내에서는 전무했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공을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