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최근 이슈가 된 파생결합상품(DLF·DLS)을 '고위험·중수익'으로 규정하고 쪼개팔기 의혹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은 후보자는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DLF·DLS에 사기성이 있다고 하자 “상품을 보면 고위험·중수익 같아 보인다”고 답했다.
제 의원은 우리은행이 독일 금리 연동 DLF 상품을 두고, 공모 형태를 취하지 않고 49인 이하 투자자를 모집해 19개 상품으로 쪼개 파는 방식으로 더 느슨한 사모펀드 규제로 우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은 후보자는 “공모해야 할 상품을 사모 형식으로 발행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은 후보자는 내달 16일 출시되는 연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기존 고정금리 차주는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에 “금융위는 좋은 취지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억울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며 “충분히 문제가 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20조원 규모로 했는데 재원이 많으면 하겠는데 이 상태에서 여유 있으면 갈 수도 있고 그런데 미리 희망을 줄 수는 없다”고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대상을 변동금리와 준고정금리로 제한했다.
은 후보자는 현재 가계부채에 대해 “지난해보다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자리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절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줄여가는 것이 맞다. 다만 한 번에 줄일 수 없으니 서서히 줄여가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일 통화스와프는 “새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은 후보자는 한일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던 2011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었다.
은 후보자는 “당시 유럽 위기가 있어서 금융시장이 지금처럼 불안했다. 그래서 일본이나 중국 같은 나라와 스와프를 해 놓으면 시장 안정에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쓰겠다는 게 아니라 방어막으로서 성사시켰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본계 은행이 국내에 대출해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에 관한 질의에는 “수출입은행장 재직 때 일본계가 빠져나가면 수은이 들어가려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자금회수를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일본계가 빠지면 수은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철수 가능성을 묻자 “우리 금융사들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어렵다고 철수했다가 아직도 해당 국가에 다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들이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해서 함부로 이사하듯 움직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수은 행장을 할 때 일본 은행장들과 알고 지냈다”며 “정치적인 건 정치적인 거고 금융 측면에서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은 후보자는 한국금융 문제점을 “기본적으로 과감하게 치고 나가지 못한 게 있고 보수적이고 안정 위주로 해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금융이 지원 기능 위주였는데 금융산업 자체로 발전하고 금융산업이 다른 산업을 이끌고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은 후보자는 “통매각이 맞다”고 답했다. 통매각은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를 함께 매각하는 방식이다.
예금자보호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