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롤드컵)은 꿈의 무대로 불린다.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팀과 선수에겐 막대한 상금과 명예가 잇따른다. 그들이 소속된 리그의 가치도 한층 더 상승한다. 그간의 눈물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 무대가 롤드컵이다.
하지만 아무나 꿈의 무대를 밟을 수는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포함한 4대 리그에선 각각 3개 팀이, LMS 등 기타 지역은 2개 팀이 출전권을 얻는다.
LCK는 SK 텔레콤 T1(SKT)과 그리핀이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오는 3일부터 킹존 드래곤 X, 아프리카 프릭스, 샌드박스 게이밍, 담원 게이밍이 맞붙는다.
▲ ‘주사위 팀’ 아프리카 프릭스, 도장깨기 가능할까
아프리카는 4팀 중 롤드컵 포인트가 가장 낮다. 1차전 상대인 킹존을 넘더라도 샌드박스와 담원을 모두 꺾어야 롤드컵 진출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향한 팬들의 기대치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는 올 시즌 ‘주사위 팀’이라 불렸다. 경기력이 바닥을 치던 때도 있었지만 수준급 플레이로 강팀을 연달아 제압하는 모습도 보였다. 역대 최초 ‘도장깨기 우승’을 달성한 SKT를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애 먹였던 팀도 아프리카였다.
아프리카는 라인전에 강점을 가진 팀이다. ‘기인’ 김기인, ‘유칼’ 손우현, ‘에이밍’ 김하랑 등 리그에 내로라하는 라이너들이 즐비하다. 라인전에서 점한 우위를 바탕으로 스노우볼링을 굴려나간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관건은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의 활약이다. 아프리카는 올 시즌 이진혁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력의 편차가 상당했다. 이진혁이 부진하면 롤드컵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다.
▲ 충분한 휴식 취한 킹존, 새 살 돋았을까
지난 스프링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한 킹존은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실제로 시즌 초반엔 순위가 최상위권에 머물렀고,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중국의 1위팀인 펀플러스를 가볍게 제압하는 등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돌연 경기력이 바닥을 쳤다. 부진이 거듭되자 일각에선 구단 내부 이슈로 인해 선수단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킹존은 결국 7위로 서머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프링에서 얻은 포인트 덕분에 가까스로 롤드컵 선발전 자격은 얻었지만 시즌 말미에 보여준 경기력을 감안하면 전망은 어둡다.
관건은 킹존이 2주간의 휴식기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있다. 문제점을 보완한 동시에 분위기까지 끌어올렸다면 시즌 초반의 경기력을 다시 보여줄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 유력 후보는 담원, 변수는 다전제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샌드박스와 담원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아프리카, 킹존에겐 크게 앞선다. 이 가운데 롤드컵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는 담원이 꼽힌다.
13승5패로 정규 리그 2위에 자리했던 담원은 ‘너구리’ 장하권, ‘쇼메이커’ 허수 등 파괴적인 기량의 상체 라인을 보유한 팀이다. 여기에 ‘캐니언’ 김건부라는 걸출한 정글러까지 동행하고 있다. 김건부는 MVP 포인트 1000점을 달성, 서머 시즌 최고의 선수로 자리했다.
더불어 롤드컵 포인트가 4개 팀 중 가장 높은 담원은 3차전에서 2차전 승자와 겨룬다. 상대의 밴픽 전략 등을 미리 엿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롤드컵 선발전이 5전 3승제의 다전제로 치러지는 것은 변수다.
담원은 이번 시즌 SKT를 상대로 스프링 1라운드 1-2 패배를 제외하면 모두 이겼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선 다전제 경험이 풍부한 SKT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아프리카, 킹존 등은 손우현과 ‘데프트’ 김혁규와 같이 다전제 경험이 다수인 선수가 많다. 이들에게 분위기를 내준다면 담원의 롤드컵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