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전 페이즈만 넘어가면 너프가 체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킹존 드래곤 X는 5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샌드박스와의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롤드컵 선발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아프리카에 이어 샌드박스까지 넘은 킹존은 7일 담원 게이밍과 롤드컵 진출 티켓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킹존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1세트 이즈리얼을 뽑아 맹활약을 펼쳤다. 교전 상황에서 상대에게 연거푸 데미지를 퍼부었고, 필요에 따라선 앞 비전으로 판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쿠키뉴스와 만난 김혁규는 “롤드컵 선발전까지 준비 기간이 길었는데 감독님, 코치님들과 함께 열심히 연습한 것이 이렇게 돌아오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김혁규는 “플레이오프 이전에 개인 폼들이 너무 떨어진 것 같아서 솔로랭크 연습량을 굉장히 많이 늘렸다”며 “휴식기가 길어 경기 감각이 떨어질까 걱정했지만 아프리카 1세트전 이후로는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혁규는 샌드박스의 강력한 상체를 경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샌드박스가 미드-정글이 주도적인 픽을 했을 때 강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준비했다. 선수들이 약속한 대로 잘해줘서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킹존은 시즌 초반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리그 선두를 차지했다. 리프트라이벌즈에서도 IG, 펀플러스 등 중국의 강팀들을 맞아 연달아 승전보를 가져왔다.
당시의 경기력과 지금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김혁규는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경기를 이기기는 하지만 실수가 많이 나온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도 1세트도 그렇고 2세트에서도 내가 던진 부분이 있었다. 침착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한타 집중력을 더 올려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즈리얼은 최근 패치에서 ‘비전 이동’ 쿨타임이 증가하는 너프를 당했다. 하지만 여전히 LCK에 등장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혁규는 “이즈리얼 같은 경우는 도주기의 쿨타임이 늘어나긴 했지만 라인전 페이지가 끝나고 나서는 너프가 체감이 안 된다. 적 팀 조합이 이니쉬 능력이 떨어진다면 충분히 좋은 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혁규는 이날 지속적으로 앞비전을 사용하며 공격적으로 데미지를 넣었다. 이로 인해 한 차례 전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상대를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그는 “상대가 내게 비전 각을 많이 준 것 같다. 딱히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아서 계속 자신감 있게 플레이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킹존은 이날 샌드박스 측에서 카르마를 꺼낸 2세트를 패했다.
김혁규는 카르마에 대해 “어느 라인을 가도 초반 라인전이 강력하고 라인 푸쉬가 강력해서 조합만 맞추면 좋은 픽이라고 생각한다. 까다로운 면이 있어서 밴 했다. 어느 라인을 가도 1인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기라고 생각한다. 원딜로는 못쓰게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킹존의 다음 상대는 정규리그 2위의 담원이다.
김혁규는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서 픽 같은 부분은 조금씩 바뀔 수 있지만 우리가 하던 대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발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우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됐다. 그저 롤드컵을 가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충분히 잘한다는 걸 알게 됐다. 깔끔하게 이기고 싶다. 문제점을 보완하고 온다면 3-0으로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면 5경기까지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경계되는 선수를 꼽아 달라는 요청에는 “‘너구리’ 장하권 선수가 캐리력 있는 챔프를 잡았을 때 확실하게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혁규는 지난 2017년 이후 올해로 세 번째 롤드컵 선발전을 치르고 있다.
그는 “앞선 두 차례의 선발전은 소속 팀이 기대를 많이 받았다. ‘지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을 갖고 했었는데 이번 선발전은 마음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5명 모두 후회 없이 열심히 싸우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혁규는 롤드컵에 나가면 이루고 싶은 목표로 우승을 꼽았다. 그는 “길게 보면 당연히 우승이다. 여태 8강에서 계속 떨어졌는데 이제는 조금 더 위로 가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김혁규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비판 같은 걸 의식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올 시즌은 많이 힘들었다. 그 와중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꼭 이겨서 보답해드리고 싶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종로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