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시간이 끝났다. 조국 전 민정수석은 역시 ‘문재인의 남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악화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청와대는 9일 11시 30분을 기해 조 후보자를 비롯해 인사청문회를 마친 6명의 장관급 후보자를 모두 임명하고, 오후 2시경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임명장 수여에 앞서 장관급 인사 임명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는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따른 청와대와 여당의 부담을 일부나마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조 전 민정수석의 지명 이후 불거진 딸 입시 특혜의혹과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조성 및 투자, 웅동학원 운영과 채무채권 관련 의혹이 확산되며 부정적 여론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국민 메시지는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권 개혁, 공수처 신설 등의 필요성이 조국 임명자와 일가에 대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요구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적임자를 선임하게 됐다는 취지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윤석열 검찰총장 예하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며 임명과는 별개로 조 임명자와 관계인들에 대한 수사와는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할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임명자 주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국 임명자는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검찰 및 사법개혁의 의지를 다시금 피력했다. 조 임명자는 “현재 특수부가 비대하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특수부 인력이나 조직을 축소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현재 검찰에는 공보 준칙만 있고 벌칙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벌칙 규정을 추가해서 규범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거나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관련해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등의 의지를 전하며 민정수석 업무를 할 때부터 해왔던 사법개혁의 연속성을 위해 자신이 적임자임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임명된 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법무부 장관에 조국,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정옥,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한상혁,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조성욱,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은성수로 9일 0시를 기해 임기가 시작됐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