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률을 높이지 않는 범위에서 한 나라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9일 한국은행 조사국 권지호·김도완·지정구 과장, 김건·노경서 조사역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당 폭 하회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 단위로 새로 추정한 한국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로 하락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경제전망보고서에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2.5∼2.6%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2019∼2020년 추정치가 2016∼2020년 추정치보다 0.2%p 더 낮은 건 잠재성장률 추세적인 하락세가 최근에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 배경으로 총요소생산성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과 자본 투입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여기서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가가치 증가분이다.
보고서는 “향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빠른 감소, 주력산업 성숙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추세적 투자부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잠재성장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면 경제 전반 구조개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노동시장 비효율성을 개선해 기술혁신과 자원 효율적 배분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설정했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은 어렵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잠재성장률 하락은 “경제가 성숙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자본과 노동 기여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지는 점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노동이나 자본 기여도가 늘어날 수 있도록 저출산대책을 포함한 국내 투자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혁신성장, 미래 대비 등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는 대책에도 주력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정부 성장률 전망치) 2.4%를 제시했지만 여러 여건상 달성하기 쉽지않다”면서도 “정부는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성장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그때그때 수정하지 않는다. 여러 민간기관 전망을 참고하면서 최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