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고 가족과 친지가 모여 음식과 정을 나누는 풍성한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풍성한 명절 음식으로 인해 각종 소화기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추석 연휴 3일 동안 병원 외래를 방문한 환자 수는 총 74만 명으로 일평균 외래환자수의 30.4%가 방문하였으며 이중 총 2만 6,896명이 장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급성장염은 장 점막의 급성 염증으로 폭음이나 폭식, 대장균,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주로 상한 음식을 먹거나 회, 해산물 등을 날것으로 먹었을 때 나타난다.
급성장염 증상이 나타나면 안정을 취하면서 설사로 인한 수분 및 전해질 부족을 보충하고 하루 정도 금식을 하고 다음날부터 죽이나 미음 등 일반식을 시작하도록 한다. 지사제나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지 말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
추석은 계절상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음식물 보관 주의와 더불어 ▲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기 ▲ 물은 끓여 마시기 ▲ 과일, 채소는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을 벗겨 먹기 ▲ 설사 증상이 있을 때는 조리하지 않기 ▲ 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하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명절에는 가족 및 여러 사람이 모이는 날로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튀김, 전, 산적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을 갑자기 많이 먹게 되면 위에 부담을 줘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염,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대동병원 소화기 내과 김지연 과장은 “지방이 많은 음식으로 과식을 하게 되면 위의 소화 능력이 떨어져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위산 분비 촉진으로 위에 음식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과식을 했을 경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가벼운 산책으로 소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좋으며 바늘로 손을 따는 등 민간요법은 2차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육류는 조림보다 구이를, 나물은 볶는 것보다 데친 것이 좋으며 전을 데울 때에는 기름 없이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연휴 기간 떡이나 음식물을 먹다가 기도로 들어가 걸리는 ‘기도 이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역시 1,17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4명 중 1명이 소아인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얼굴과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거나 말을 못 하면서 양쪽 손으로 목을 쥐는 초킹싸인이 나타났다면 119에 신고하고 동시에 하임리히법(Heimlich maneuver)으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환자 등 뒤에서 양팔로 감싸듯 안고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은 주먹을 쥔 손을 감싼 다음 주먹을 환자 명치와 배꼽 중간지점에 대고 강하게 당기도록 한다.
1세 이하 영아의 경우 허벅지 위에 머리가 가슴보다 아래를 향하도록 엎드려 놓은 다음 손바닥 밑부분으로 영아의 등 중앙부를 세게 두드린다. 다시 영아를 뒤집어 머리를 가슴보다 낮게 한 후 가슴 양쪽 젖꼭지 중앙 부위에서 약간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4cm 정도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가슴을 압박해야 한다.
기도 폐쇄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을 먹을 때에는 누워서 먹지 않도록 하며 천천히 여러 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영아의 경우 견과류, 포도, 팝콘 등 삼키기 쉬운 음식을 삼가며 음식물은 영아가 씹기 쉽도록 음식물을 잘라주도록 한다. 또한 영아의 손이 닿는 곳에 동전, 구슬, 단추 등과 같은 작은 물건은 치우도록 한다.
명절 연휴 기간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연휴 동안 문을 여는 응급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응급의료포털 또는 응급의료정보제공(앱)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휴일지킴이 약국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약국을 찾을 수 있다.
이외에 응급환자 상담 및 진료 안내가 필요할 때는 119 혹은 보건복지부 콜센터(국번 없이 129)로 전화하거나 관할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면 당직 의료기관 및 약국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