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지원 통해 홈리스 결핵환자 치료성공률 86%로 높여

주거 지원 통해 홈리스 결핵환자 치료성공률 86%로 높여

기사승인 2019-09-17 16:31:58

주거 지원을 포함한 보건복지 지원을 통해 홈리스 결핵환자의 치료성공률을 86%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최홍조 연구센터장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연구진과 시민사회단체인 홈리스 행동, 동자동사랑방, 건강세상네트워크 등과 함께 주거가 취약한 홈리스 결핵환자들을 대상으로 주거지원을 포함한 식사지원, 복약지원, 복지자원연계 등 보건복지 통합형 돌봄 서비스 제공이 치료성공률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아시아태평양 공중보건 저널(Asia 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지원사업이 없었던 과거대조군의 치료성공률이 58%에 그쳤던 반면, 지원사업을 받은 집단에서는 치료성공률이 86%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대조군에서 홈리스 결핵환자 10명 중 2명이 치료 도중 사망했던 반면 지원사업을 받은 경우 사망사례가 거의 없었다.

홈리스 결핵환자의 돌봄을 위해 주거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있었지만, 지역기반의 주거지원 사업이 실제 치료성공률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규명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홈리스 결핵환자를 향한 사회의 시선은 차별적인 요소가 많다. 특히 홈리스 결핵환자는 치료를 잘 받지 않는 ‘비순응’환자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 연구를 통해서 적절한 지원이 환자에게 친화적인 환경에서 제공된다면 홈리스 결핵환자들도 얼마든지 치료성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염성이 소실된 결핵환자를 시설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돌봄을 제공했다는 점과 환자의 필요를 고려한 사람중심 돌봄의 가치가 치료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주거지원의 효과와 더불어 ‘이웃돌봄’이 또 다른 성공비결이었다고 보고 있다.

결핵치료에서 매일 환자의 투약을 살펴보는 ‘직접복약확인’은 전통적인 결핵관리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 이웃돌봄요원은 홈리스 당사자이거나 지원단체 활동가, 과거 결핵치료 경험이 있는 홈리스 결핵 완치자로 구성됐다. 눈으로 복약을 확인하고, 복약확인을 위해 방문하는 돌봄요원이 친근하게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효과’도 중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수급권 연계 사례관리도 함께 이루어졌다. 홈리스 결핵환자는 대부분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데,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수급권 취득 비율(연구 참여시점)은 40%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결핵환자와 같은 취약계층의 지원은 보건과 의료적 관점에 국한될 수 없다”며 보건, 의료, 복지의 통합적 지원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연구과제 종료 이후 현재까지 정부의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서 지원이 중단된 상황이다. 주거지원을 포함한 지역기반 이웃돌봄사업의 효과가 학술적으로 확인된 만큼 정부의 예산이 수반돼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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