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척추협착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물질을 규명하며 새로운 치료법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허준석 교수팀(허준석, 이장보, 조태형, 박정율 교수)은 척추협착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23일 밝혔다.
척추협착증은 척추의 뼈 사이로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인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로 좁아지는 병이다. 척추관은 앞으로는 추간판, 뒤로는 황색인대, 옆으로는 후관절로 둘러싸여 있는데, 퇴행성 변화로 황색인대 비후와 후관절 비후 그리고 추간판 팽대 등이 일어나 척추관을 좁게 만든다. 좁아진 척추관은 신경을 눌러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빠지고 통증이 생기는 파행증을 유발한다.
경증의 경우 약물과 주사, 재활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되지만 중증 협착증의 경우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 외에는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연구팀은 척추협착증의 주요 원인인 황색인대 비후의 메커니즘을 밝히며 척추협착증 관련 연구를 선도해 왔다. 앞선 연구에서 TGF-β1의 자극으로 황색인대 세포가 섬유모세포에서 근섬유모세포로 변화하고, 이 변화가 황색인대 비후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리 몸 속 물질 중 하나이며 심장의 비후를 막아주는 물질(CCN5)이 황색인대 세포의 섬유화 기전을 조절하여 황색인대 비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 했다. 척추협착증의 주요 원인인 황색인대 비후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면 척추 협착증의 예방 및 치료 가능성이 열린다.
CRISPR 유전자 가위는 세포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교정하는 기술인데, 허준석 교수는 CRISPR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여 선구적인 임상 연구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도 CRISPR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여 황색인대 비후의 메커니즘을 밝혔다.
허 교수는 “향후 CRISPR 유전자 가위를 더욱 개발해 CCN5의 활성도를 올리는 방법에 활용하고 나아가 치료에 접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동물 모델에서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고, 차후 임상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약제 개발과 치료 효과 검증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CCN5 Reduces Ligamentum Flavum Hypertrophy by Modulating the TGF‐β Pathway)은 연구는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 2019년 7월호에 게재됐으며, 2019년 대한신경외과학회 중요 연제로 채택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