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살고 실력은 줄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수긍한다. 하지만 입을 멈추진 않겠다. 그게 이대성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소속팀 현대 모비스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이대성이 미디어데이에서도 쉴 새 없이 입담을 뽐내며 행사 분위기를 주도했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올 시즌의 각오를 전하고 관계자와 팬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최고의 입담꾼은 이대성이었다. 이대성은 전태풍(SK), 하승진(은퇴) 등 미디어데이의 전통 강자들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서 유려한 언변으로 행사장의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냈다.
이대성은 올 시즌 기대되는 선수로 SK 최준용을 뽑으면서 “최근에 나한테 자랑을 하더라. 드디어 문경은 감독님이 자신을 위한 패턴을 만들어주셨다고 했다”며 “이제 자신이 한국의 애런 헤인즈라더라. 헤인즈는 늙었으니 이제 자기가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이대성은 고양 오리온의 장재석 얘기를 꺼내 웃음을 유도했다.
그는 “재석이랑 절친이다. 그런데 요새 삭발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있다. 예쁘게 자른 것도 아니고 5mm 정도로 흉악하게 하고 있다. 본인 말로는 자기가 열심히 하자는 의미로 삭발을 했는데 추일승 감독님이 흡족해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년까지 계속 삭발을 유지하겠다고 한다”며 “보기에 마음이 아프다. 두피에 있는 여드름까지 보인다. (추 감독님) 재석이 머리카락을 기르게 할 의향은 없나요”라고 물어 좌중을 뒤집었다.
이에 추 감독도 질세라 “걔가 애가 둘이나 있고 머리 자를 돈도 없이 어려워서 그런다”며 “올 시즌이 끝나면 FA인데, 대박 나서 돈도 잘 벌고 머리도 길렀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이대성은 전자랜드 박찬희가 “전 팀 동료인 섀넌 쇼터가 전자랜드에 왔다. 해줄 말이 있냐”고 묻자 “쇼터와 나는 이미 서열정리가 끝난 상태”라며 “처음 본 날 연습하는 데 막지를 못하겠더라. 점심을 먹고 쇼터의 영상을 2시간 동안 보고 연구했다. 그 뒤부턴 조금씩 막아내기 시작했다. 쇼터가 훌륭한 선수인 건 맞지만 이미 쇼터의 움직임은 내 머릿속에 저장돼 있다. 자신 있다”고 대답해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프로농구는 5일 모비스와 전자랜드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결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