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7배 이상 증가한 것이 대우조선해양의 주가 부양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14일 “한국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5098억원, 전년 4348억원 대비 6.7배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대우 조선해양 경영정상화에 따른 주식평가액 손상환입 2조147억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주식손상환입액을 제외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951억원이다. 지난 2017년 4348억원 대비 603억원 증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또한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로 대손비용 규모가 전년대비 2,901억원 줄어들면서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2015년 이후 주요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손실액 중 대손비용은 6조9554억원이다. 주식손상에 따른 피해도 3조35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당기순손실도 2015년 1조8951억원, 지난 2016년 3조6411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이 점차 악화된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산업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강조했다. 2015년 이후 대우조선해양계열 대손비용만 2조1835억원이었다. 경영악화에 따른 주식손상비용도 2015년 7453억원, 2016년 2조290억원, 2017년 905억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졌다. 주가가 회복되자 주식손상 환입액이 2조147억원을 기록하며 상승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당기순이익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김 의원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학자시절 대우조선해양 혈세지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효자노릇을 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 체재 하에서 한국산업은행은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구조조정 업무는 지양하고 시장중심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며 “그러나 산은 자회사 중 하나인 KDB인베스트먼트가 거대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고 비판했다. 산은이 구조조정 업무 등 대규모 사업은 뒷전이고, 중견ㆍ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실이 최근 5년간 금융위원회가 평가하는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 계량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은 전체 자금공급 규모는 2015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평가시 마다 변경되는 항목은 제외하고 경영실적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를 중심으로 보면, 2017년 문재인정부에서 자금공급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67조3013억원을 기록했으나, 2015년 67조5691억원 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밖에 이익목표달성도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체대출채권비율도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인 0.69%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국가 기간산업과 지역경제 붕괴를 막고 대규모 실업을 방지하기 위해 구조조정 공적자금 투입은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있는데 무조건 안된다고 할 일 아니다”며, “한국산업은행이 중소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도 잘하는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정책금융기관 맏형으로서 기업구조조정 업무와 대규모 자금 공급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