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라이엇은 지난 16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차기작 ‘레전드 오브 룬테라(LoR)’에 대한 소개 영상과 정보를 공개했다.
LoR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CCG(수집형 카드 게임)이다. LoL에서 익숙한 국가와 챔피언 외에도 새로운 캐릭터와 아군이 등장하며, 챔피언 스킬, 아이템, 룬 등도 구현했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여타 카드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덱을 구성한 후 상대방의 체력을 먼저 깎아내는 쪽이 승리한다. 하지만 라이엇은 기존 카드 게임들의 장점에 새로운 시스템을 더하면서 재미와 완성도를 높였다.
플레이어는 하나 혹은 두 가지 지역을 선택해 자신이 원하는 전략에 맞춰 덱을 구성한다.
사전 체험 버전에는 ‘데마시아’, ‘프렐요드’, ‘녹서스’ 등 총 6개 지역이 구현됐다. 지역마다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데마시아는 아군의 공격·체력 수치를 올려주는데 특화돼 있고 프렐요드는 ‘동상’ 스킬을 이용해 적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는데 용이하다. ‘빌지워터’, ‘슈리마’, ‘공허’와 같은 진영도 차후 정식 출시 패치를 통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챔피언은 자신이 구성할 전략의 핵심이 될 중요 카드다. 챔피언은 일정 조건을 만족 시키면 ‘레벨 업’을 하는데, 카드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되며 이는 순식간에 승패를 가를 정도로 강력하다.
일반 카드는 추종자, 주문 두 가지 종류로 구분돼 있다. 추종자는 챔피언과 함께 적을 공격하거나 플레이어를 방어하느는 수단이 된다. 추종자들은 단순히 공격·체력만을 가진 카드 외에도 ‘강인함’, ‘포착 불가’와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있거나 고유의 특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주문 카드는 상대 혹은 자신에게 특수한 효과를 걸 때 사용된다. ‘신속’, ‘즉발’, ‘집중’ 세 가지로 구분된다. 집중 카드는 전투 전후에 쓸 수 있는 반면 신속 카드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덱은 최대 6개의 챔피언, 일반·주문 최대 40장의 카드로 구성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처음에 선공, 후공과 함께 교체할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공수는 매 라운드 전환된다). 공격권을 가진 플레이어는 ‘공격 토큰’을 얻는다. 공격 토큰이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말한다.
자신이 공격 턴이라면 전투대기 지역에 있는 카드를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 상대방은 이에 대응해 방어를 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이 끝나면 라운드가 종료되고 공수가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라이엇은 새로운 시스템인 ‘액티브 라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게임에 재미를 더했다. 액티브 라운드 시스템이란 턴과 상관없이 상대방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주문 카드를 제시하면 상대방은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카드를 내는 식이다. 물론 이러한 대응에 상대 또한 즉발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상대방 턴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지루함을 줄이는 동시에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운이 따르는 카드 게임? 랜덤성 최소화
LoR은 타 카드 게임과 가장 큰 차별점으로 ‘무작위성 최소화’와 ‘전략’을 강조했다.
카드 게임 특성상 무작위성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LoR에서는 이 요소를 두 가지 방향으로 최소화했다.
먼저 무작위성에 의한 플레이어 착취를 최대한 줄이는 정책을 선택했다. 대부분의 카드 게임들은 자신이 원하는 덱을 위해 무작위로 카드가 들어가 있는 ‘카드 팩’을 구입해야한다. 즉, 자신의 원하는 카드를 뽑기 위해서는 그 카드가 나올 때까지 카드 팩을 구입해야한다.
LoR에서는 랜덤 카드 팩을 없앴다. 모든 카드는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파편’과 ‘만능카드’로 획득할 수 있다. 파편은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꾸준히 얻을 수 있으며 만능카드는 일일 퀘스트, 또는 진척도에 따라 획득할 수 있다. 물론 현금으로도 만능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만능카드는 일반, 희귀, 서사, 챔피언 등급으로 구분돼 있다. 플레이어는 각 등급의 만능카드로 원하는 등급의 카드로 교환이 가능하다.
라이엇 측은 이에 대해 “플레이어가 특정 덱을 만들거나, 실험해 보고 싶을 때 엄청난 돈을 들여서 할 수 있게 하고 싶지는 않다. 플레이어가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혹은 돈을 내고 싶다면 하게끔 하는 것이다. 필요 없이 큰돈을 들여 게임을 하게끔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게임 내에서의 무작위성이다.
보통 카드 게임을 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카드가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가 힘들다. 즉 ‘운’이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크다. 하지만 LoR에서는 다양한 전략성을 부여함으로써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요소는 앞서 설명한 챔피언 카드와 액티브 라운드 시스템이다.
LoR의 덱은 여러 핵심 챔피언과 그에 맞는 조합을 섞어서 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수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처음 구상한 전략의 카드가 손에 들어오지 않거나 상대방에게 막히더라도 손에 다른 챔피언이 있으면 방향을 전환이 수월하다.
액티브 라운드 시스템은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준다. 손에 쥔 카드가 당장 필요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예상치 못한 상대방의 수에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의 챔피언을 보호하면서 원하는 카드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도 있다.
즉 운이 나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라이엇은 “LoR은 단순한 카드 게임이 아니라 라이엇의 게임이다. 가장 큰 차별점은 LoR이 깊은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도 랜덤성을 최대한 줄여서 유저가 제어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마스터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순히 운으로 이겼다가 아닌 내가 이뤄낸 결과라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잦은 밸런스 업데이트와 콘텐츠 출시로 역동적인 ‘메타(게임에서 효과적인 전략)’를 조성하고 끝없는 실험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친숙함도 LoR만의 강점이다.
LoR은 LoL IP(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LoL 10년 동안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받아 왔으며 국내에서도 피시방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대중화된 IP다. 즉, LoR을 처음 해보는 유저라도 LoL을 해봤다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LoR 내의 구현된 챔피언들과 추종자, 주문 카드 또한 LoL 내의 정체성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카드 이해가 쉽다. 예로 ‘피오라’ 챔피언 카드의 효과인 ‘적 넷을 죽이고 생존하면 상대 체력과 상관없이 승리’는 LoL 내의 피오라의 궁극기 ‘대결투’와 흡사하다.
게임 내 연출 또한 눈길을 끈다. 스킬을 사용할 때 발동되는 효과와 대사 등에서 라이엇 측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었다.특히 챔피언이 레벨 업을 할 때 나오는 연출은 매우 훌륭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략의 깊이를 더한 만큼 진입 장벽이 상당하다. 기존 카드 게임에 없던 액티브 라운드 시스템에 익숙해지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몇몇 카드는 설명이 직관적이지 않았다. 사전 체험 버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