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톡톡] 경제도 진화한다. ‘구독경제’ 이야기

[금진호의 경제톡톡] 경제도 진화한다. ‘구독경제’ 이야기

기사승인 2019-10-24 15:11:02

일정 금액을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에 관심이 뜨겁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렌탈 상품과 다르게 생각지도 못했던 셔츠, 양말, 꽃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상품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경제’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는데, 동영상·음악 서비스뿐 아니라 생활용품인 와이셔츠나 면도기, 수건까지도 구독 및 정기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생필품 등을 주기적으로 검색하고 사는 번거로움과 소유하는데 드는 비용에서 벗어나 알뜰한 경제를 따지는 젊은이들로부터 여기에 매료됐다.

지금까지 ‘구입한 만큼’ 공급자에게 돈을 낸 ‘소유경제’가 있었고, 이후 ‘쓴 만큼’ 공급자에게 돈을 내는 ‘공유경제’가 있었다면, 요즘은 새로운 경제개념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원하는 상품을 배송받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경제트렌드로, 이젠 어떤 것을 ‘소유’하느냐보다 어떤 것을 필요할 때마다 ‘공급’ 받느냐로 바뀐 것이다. 여기에 소확행·가성비 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개인 여가 활동을 중시하는 1인 가구,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맞춤형 구독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구독경제의 비즈니스 모델로 대표적인 선두주자는 1997년 창업한 엔터테인먼트 OTT(Over The Top) 기업의 넷플릭스(NETFLIX)다. 우리나라 젊은 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넷플릭스는 기존 케이블TV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블랙홀이 되었다. 현재 180여 개국에 1억4000만 명의 정액제 구독 회원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스크린만 있으면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엔터테인먼트를 다국어로 즐길 수 있다. 애플의 뉴스플러스(Apple News+)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콘텐츠는 건강, 미용,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금융, 비즈니스 등 200여 개 카테고리로 구분돼 있다. 300개가 넘는 잡지와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스 등에 접속할 수 있다. 월 구독료는 9.99달러로, 넷플릭스가 영상 콘텐츠 구독 비즈니스라면 애플 뉴스플러스는 페이퍼 콘텐츠 구독 비즈니스인 셈이다.

경제학자들은 ‘꼭 가져야만 하는가?’에 대한 소유경제의 대안으로 공유경제와 구독경제가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얘기다. 이처럼 구독경제가 점차 확산하는 이유는 소비자의 성향과 경제적 관점 때문이다.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공유경제에서 구독경제로 진화해 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경제는 생물이다.’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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