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을 일컫는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마찬가지로 고열, 인후통, 코막힘,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감기와 비교하여 두통, 근육통, 전신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독감의 유행 시기는 12월에서 4월까지이고, 주로 독감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서 전파된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독감 환자와 접촉한 뒤 감기 증상이 시작되거나 전신 증상이 동반된 감기에 걸렸다면, 독감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호흡기 증상 후 합병증 없이 회복되지만, 어린 영아와 노인 및 만성적인 심장, 폐, 신장 질환, 조절되지 않는 당뇨를 가진 환자와 면역억제제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는 폐렴 등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이 증가하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휴식과 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 등으로 대부분 호전되며, 기침,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독감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48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는 늦게라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정맥 주사가 가능한 항바이러스제가 성인 및 소아에서 모두 사용이 허가돼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의 부작용으로 복통 및 구토와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드물게 정신 착란, 환각과 같은 신경계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독감이 진단된 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 여부는 증상의 중증도와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 및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주치의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해 매년 변화된 바이러스에 의한 새로운 독감이 발생할 수 있고, 같은 해에 여러 바이러스 아형에 의한 독감이 유행할 수도 있다. 지난해 독감을 앓았던 사람이 다시 독감에 걸리고, 같은 해에 A형 독감과 B형 독감에 모두 걸리는 이유다. 따라서 매년 유행이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을 예측해 새로운 독감백신을 만들고 있으며,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년 새로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독감백신은 접종 후 면역력이 형성되는 시간과 우리나라에서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를 고려해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 사이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독감 유행 기간 중에는 언제라도 접종을 받을 수 있다.
한승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포함된 호흡기 분비물 및 분비물과 접촉한 손을 통해 전파되므로 손소독제 또는 물과 비누로 손을 자주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미 독감에 걸렸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 예절을 지키며 증상이 발생한 뒤 5일 동안은 학교나 직장 활동에서 배제되는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