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 3명 중 2명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및 신경정신과적 문제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통증을 주요증상으로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능 상태로 그 치료 또한 매우 어렵고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수는 명확하지 않으나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29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대한통증학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37개 수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대한민국 CRPS 환자들의 삶의 질’ 설문에 따르면 치료받고 있는 환자 대부분은 20~50대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연령층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주부, 학생 등을 제외하면 75% 이상이 발병전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발병후에는 3명 중 2명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원인으로는 극심한 통증(통증점수 10점 중 7점 이상)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및 신경정신과적 문제가 동반된데 따른 것이었다. 또 이러한 통증이 처음 발병시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 몸 전반으로 확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가벼운 일상도 응답자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답했고, 약 80%의 환자들은 극단적 선택을 느꼈던 경험도 있다고 대답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 부담은 절반 이상에서 의료보험·의료보호 등을 이용해 자비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설문에 응답한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사회활동으로 인한 수입이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환자의 26%는 산재보험이나 국가지원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응답했고, 그 외 환자들은 가족, 지인, 대출 등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삶의 질에서도 중등도 이상의 척수마비환자 이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의 삶의 질 간편형 척도를 이용한 설문조사결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환경적 요소 모두에서 중등도 이상의 척수마비환자 이상의 매우 낮은 점수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학회는 “대부분의 환자가 질환 자체로도 힘든 상황일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분에서도 매우 열악한 상황에 노출돼 있음이 확인됐는데 그 수준은 환자의 전체적인 삶은 질을 논의하는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고등법원에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에서 통증을 신체적 장애에 준한다는 것을 인정해준 부분은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아직까지 통증은 공식적으로 장애인 판정척도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어도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있어 이번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통증은 장애로 국가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라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