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에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전주 KCC는 지난 11일 리온 윌리엄스와 박지훈, 김국찬, 김세창을 울산 현대모비스에 보내고 라건아와 이대성을 받는 2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 직후 KCC는 부진했던 조이 도시를 방출하고 베테랑 찰스 로드를 영입했다.
KCC는 미래를 포기하는 대신 즉시 전력감을 업어오면서 이대성-이정현-송교창-라건아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로써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트레이드의 후유증 때문인지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KCC는 트레이드 직후 3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트레이드 첫 경기인 원주 DB전에서 77-81로 패했다. 이후 16일 현대모비스에게 3점차 승리(79-76)를 거뒀으나 17일 서울 삼성에겐 65-68로 덜미를 잡혔다.
이대성과 라건아의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이대성은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성은 이적 직후 3경기에서 평균 5.3득점 1어시스트로 부진했다. 삼성전에서 5개의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무릎 염증 증세가 있는 라건아도 삼성을 상대로 3득점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트레이드가 진행된 지 아직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아 조직력이 맞지 않는 모양새다.
KCC는 1라운드 당시 전원이 뛰는 농구로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라건아와 이대성이 합류하면서 조직력이 무너졌다.
1대1 공격이 뛰어난 센터 라건아에게 공이 집중되면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전창진 KCC 감독은 “원래 우리 팀은 모두가 많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를 펼쳤던 팀이다. 그런데 라건아가 오면서 다들 손을 놓고 골밑만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정현과 이대성의 불협화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두 선수는 볼을 쥐고 공격을 전개하는 유형이다. 특히 1대1을 선호하는 이대성이 공격을 시도하면 KCC의 공격 진행이 정체된다. 두 명의 선수가 공을 가지고 공격을 하니 공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다. 자연스레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제약이 걸린다.
궁여지책으로 전 감독은 이대성과 이정현의 출전 시간을 분리했으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이정현이 있을 때는 공이 원활하게 돌았으나 이대성이 출전하자마자 조직력은 와르르 무너졌다. 전 감독은 삼성전이 끝난 뒤 “생각을 많이 해봐야겠다.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KCC는 5일 간의 휴식을 가진 뒤 오는 23일 안양 KGC를 상대한다. 휴식 기간 동안 KCC가 반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