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국내경기 바닥 다지는 모습…집값 금리로 대응 안해”

이주열 “국내경기 바닥 다지는 모습…집값 금리로 대응 안해”

기사승인 2019-11-29 12:33:5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경기 흐름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국내 경제가 성장궤도에 오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29일 오전 통화정책 회의 후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 성장회복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0%로, 내년 전망치는 2.5%에서 2.3%로 내렸다. 성장률을 낮춘 이유는 예상보다 수출과 투자 흐름이 지연됐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한은은 또 이날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통화정책 의결문에서 7월과 10월 금리 인하와 관련, 문구가 수정된 것에 관해 이 총재는 향후 정책방향을 시사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문답. 

올해와 내년 경제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내 경기 흐름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현재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다소간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다가 내년 중반부터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고 IT업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춰보면 수출과 설비투자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내년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보면 우리 경제 성장회복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금리인하 효과 지켜보겠다 표현지운 이유는 

중앙은행이 정책을 결정하고 나서 효과를 살피는 건 일상적이다.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는데 그 영향은 그야말로 점검을 좀 더 강화해야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번달에 표현을 지웠다. 하지만 문구를 넣고 빼는 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최근 자본시장을 평가한다면 

향후 금리정책 여력이 소진된다면 그때는 금리 이외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해놓을 필요가 있고 연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현재는 어떤 특정 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폭넓게 살펴보는 단계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아직은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이외에 여타 수준 활용 가능성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 

최근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가 상승해서 기준금리와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주된 요인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예대율을 충족하려고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금리를 확대해서다. 최근 스프레드 확대가 은행 자금부족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반도체 회복 시점과 정도는

전문기관은 내년 중반 쯤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회복 정도는 2008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 정도는 강하지 않더라도 내년 중반에는 나아지지 않겠냐는 게 전문기관 예측이다. 우리도 그걸 기초로 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양국 간 1단계 협상 타결 여지가 생기면서 상당폭 완화됐다. 앞으로는 무역 분쟁이 악화되지는 않을 거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러한 전망을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된다면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 증대에 기여하겠고 그러면 글로벌 교역 확대시키고 외화수출폭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금리 장기화 금융불안 촉발 분야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많은 나라에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위험선호 경향이 나오고 있지만 그간 정부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펼쳐서 금융안정에 미치는 불안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 

가계 레버리지가 높고 부동산 시장으로 공급이 이미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부동산, 위험자산 자금 유입 확대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에 경각심을 가지겠다. 주택 가격은 매매가격이 비수도권에서 하락세가 멈췄고 수도권은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 의지가 워낙 확고해서 주택 매매 가격 하향성에 관해 지금 시점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단지 민간 주택 가격 기대심리가 어떻게 바뀔지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나타날지에 따라 시장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집값 상승은 정부에 맡기고 한은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나

통화정책은 주택가격 움직임에 직접 대응해서 결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는 주택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 가계부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 한은은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통화정책을 고려해가겠다.

금리 두 차례 인하효과 어떻게 판단하나

통화정책을 결정하면 효과나 파급경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점검하는 건 늘 하는 일이다. 파급효과가 궁극적으로 실물에 나타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파급경로가 잘 작동하나 살핀다. 금리인하 1차적 단계적 효과는 점검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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