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금수저’ 논란을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행복주택 광고가 중단됐다.
LH는 최근 행복주택 정책을 소개하기 위해 대학가 버스 정류장 등에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이 광고는 SNS 대화 형식으로 한 사람이 “너는 좋겠다. 부모님이 집 얻어 주실 테니까”라고 하자, 다른 한 명이 “나는 네가 부럽다. 부모님 힘 안 빌려도 되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대화 하단에는 ‘내가 당당할 수 있는 家(가)! 행복주택,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주택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약자에게 주변 시세의 60∼80%의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이 광고가 공개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금수저’인 청년이 ‘흙수저’인 다른 청년을 부러워하는 뉘앙스를 풍겨 흙수저 청년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LH는 신중하지 못했던 광고 문구에 대해 사과하고 지난 3일 오전 해당 광고를 모두 철거했다.
LH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번 행복주택 옥외 광고는 공급의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SNS 상황을 가정한 표현방식을 사용했으나 당초 제작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초래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청년층과 국민의 입장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행복주택과 청년주택의 지속적인 공급으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해당 광고는 정책 목표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LH는 조만간 새로운 광고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