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19’ 기업·우리·수출입銀, DLF사태부터 향응접대 구설수

‘다사다난 2019’ 기업·우리·수출입銀, DLF사태부터 향응접대 구설수

기사승인 2019-12-25 06:00:00

올해 은행권은 참 다사다난했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고(古)은행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해였지만 파생상품 대규모 부실로 곤혹을 치렀다. 기업은행은 차기 행장 낙하산 인사 우려로 내부에서 잡음이 심하다. 최근 수장이 바뀐 수출입은행은 외화채권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접대의혹이 불거지면서 오점을 남겼다. 

◇창립120년 민족은행 자부심…손태승 “DLF 피해복구 최선”=우리은행은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이와 동시에 지주사 출범과 기업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며 명실공이 대한민국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우뚝 섰다. 

승승장구하던 한 해였지만 하반기 들어 위기를 맞았다. 독일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가 원금 전액 손실을 내면서 피해자가 속출한 것. 불완전판매로 밝혀진 거래는 80%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현재 피해자 복구 중이다. 최근 손태승 행장은 전국에 있는 영업본부장을 모두 소집한 자리에서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성과평가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했다. DLF 사태를 거치면서 일어난 자성 목소리를 반영해 고객 신뢰를 조기에 되찾고 외형 위주 영업에서 벗어난 고객중심·내실위주 영업으로 은행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게다가 고객자산관리 조직도 그룹으로 일원화 하는 등 상품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은행이 올 한해 달성한 주요 성과로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출범과 은행 최초 취약계층 원금상환 지원제도 도입, 금융권 최초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시행 등이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1위 민영항공사 항공기 금융을 단독으로 주선했다. 

기업은행, 중기대출 1등…차기행장 인선 ‘관심’=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올해도 중기대출 선도은행이라는 과업을 달성했다. 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말 국내 중기대출 잔액은 160조4000억 원으로 전체 약 23%를 차지한다. 이밖에 국내 최초로 중소기업 디지털 경영지원 플랫폼 ‘BOX’를 오픈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2사옥인 IBK파이낸스타워에 핀테크 테스트베드 ‘퍼스트랩’을 출범했다. 우수 강소·스타트업과 청년인재 일자리 매칭을 위한 채용박람회도 마련했다. 

다양한 협업도 눈에 띈다. 기업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힙합 아티스트와 손잡고 모바일뱅킹 전용 음원을 공개했다. 또한 뷰티크리에이터 이사배가 디자인한 특화 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웹 금융예능프로그램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또 올해 개인 모바일뱅킹 앱 i-ONE뱅크(아이원뱅크)를 개편해 디지털부문을 강화했다. 새로운 i-ONE뱅크는 6자리 비밀번호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인증서가 특징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와서는 차기 행장 인선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김도진 현 행장 임기가 27일까지다. 관료 출신 인사가 후보에 올랐지만 노조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수은, 해외사업 수주 지원 ‘박차’…향응접대 구설=공적수출신용기관(ECA)인 수출입은행은 올 한해 해외사업 수주지원에 공을 들였다. 지난 4월 해외건설협회에 공동으로 연 플랫폼 회의에서 수주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전 행장(현 금융위원장)은 해외투자개발 사업을 지원하도록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인프라 거버넌스 포럼을 시작으로 베트남 사업 수주를 위한 베트남 석유공사와 FA계약 등이다. 7월에는 인도네시아와 상생협력 포럼을 열고 현지 최대공기업과도 손을 잡았다. 

수은은 올해 기관장을 교체했다. 지금은 금융당국으로 옮긴 은 전 행장을 대신해 방문규 행장이 수은을 이끌고 있다. 방 행장은 지난 10월 취임 후 첫 행보로 제주에서 아시아수은포럼을 개최했다. 또한 한·중·일 수은협의체 첫 회의를 주관하며 기관별 인프라 사업지원 동향과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방 행장은 지난달 부산지점을 방문해 일일 사원체험을 했다. 방 행장은 현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도 질문을 곧잘 했다는 후문이다. 

구설수도 있었다. 수은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7회 채권 발행 주간사를 선정하면서 적합한 평가 없이 특정 외국계 투자은행들을 주간사로 선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수은 직원들이 외국계 투자은행 측으로부터 주간사 선정 대가로 향응과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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