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일 금융감독원의 DLF제재를 앞두고 차기회장 추천 절차를 마무리한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법대로 각자 자기 스케줄에 맞게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날 신년을 맞아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거기(우리금융지주 이사회)서 (추천을) 하면 되는 것으로 금융위원장이 ‘가르마’ 타듯이 (간섭)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손 회장을 임기 3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논란은 손 회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금감원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나왔다.
손 회장은 금감원에서 '문책경고'를 사전통지받았고, 금융규제 상 문책경고를 받을 경우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따라서 제재가 확정될 경우 연임이 불가능한 손 회장을 위해 우리금융지주가 차기회장 추천 절차를 서둘렀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은 위원장은 “이사회에서 그런 부분(차기회장 추천)을 논의한 다는 사실을 미리 들었지만 단독 추천 등에 대해서는 듣지 못 했다”며 “우리금융 이사회에 투자한 분들이 있는 만큼 그분들도 자기 이익을 보고 (연임을) 결정했을 건데 우리가(금융위) 예스(YES)·노(NO) 또는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부 인사도 있고, 주총이 다가오고, 임기도 있는 만큼 금감원 결정이 있을 때까지 (차기회장 추천을) 기다리라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그때 가서 치료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가 연임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며 “반대표를 던졌다면 어떤 상황일지를 생각하면 각자 필요해서 한 것”이라고 예보의 판단을 존중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차기 기업은행장과 관련한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은행장) 인사에 관한 문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제청권자로서 말하면 어느 분이 그 기관에 최고 좋은 분인가를 판단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출신이냐 내부출신이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최고 좋은 사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의 부원장보 자리를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원장보 늘리는 그 부분은 저 쪽(금감원)은 늘리고 싶어 하고, 저희도 꼭 필요하다면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면서 “사람 보는 눈이 특별하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특별히 이견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