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신도 당할 수 있다] ⓶ 절도형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당신도 당할 수 있다] ⓶ 절도형 보이스피싱

기사승인 2020-01-10 12:44:56

“보이스피싱, 갈수록 진화...경각심 갖고 예방법 알아야 피해 막는다”
보이스피싱 피해 심각 ... 대전 한달 평균 121건 발생, 피해 금액 21억4천만 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갈수록 늘면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보이스피싱이란 음성(Voice)과 개인정보(Private Data), 낚시(Fishing)를 합성한 신조어다. 말 그대로 ‘음성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낚아 올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은 ‘남의 일’로 치부된다. 어눌한 옌볜(연변) 사투리로 대변되는 보이스피싱에 누가 넘어가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일종의 ‘특수사기범죄’인 보이스피싱의 피해 건수와 액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16년 1만7,040건, 2017년 2만4,259건, 2018년 3만4,132건으로 증가 일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7,978억 원에 달한다. 2016년에 비해 2018년 피해 금액은 275% 이상 늘었다.

대전의 경우, 지난 해 1~11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33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190건)에 비해 11.9%가 늘었다. 피해 금액을 보면, 지난 해 1~11월 236억2,0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37억9,000만원)에 비해 무려 71.3%가 증가했다. 한 달 평균 피해건수는 121건, 피해금액은 21억4,000만원인 셈이다. 

보이스피싱은 단순히 금전 피해만 안기는 게 아니다. 보이스피싱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다 보이스피싱을 소탕하기 위해 쓰이는 각종 직간접 비용 및 시간 등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 주로 거점을 두고 있는데다 치밀하게 조직화해 적발이 쉽지 않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 제고가 절실하다. 이에 보이스피싱의 실태와 예방법 등을 대전유성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시리즈로 싣는다. 이번 기사는 시리즈 두 번째다.

절도형 보이스피싱은 어리둥절케 할 만큼 대담하다. 이런 식이다. 피해자에게 “피해자 통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했다. 경찰-검찰-금감원 직원을 사칭, 개인정보 유출 또는 사기 등 범행에 연루되었다. 피해자 통장을 관리하는 은행 직원도 함께 연루되었다. 그러니 전세자금, 결혼자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인출하고 그 돈을 집안의 냉장고나 세탁기 등에 보관해 둬야 한다”고 말한다. 범인은 그런 다음 피해자를 집 밖으로 유인, 보안카드나 주민등록증 재발급, 경찰관-금감원 직원과의 만남 제스처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그 틈을 이용해 현금을 절취한다. 

# 피해사례 1
- 2019년 2월, 피해자 A씨는 서울 중앙지검 박OO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의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피해자의 OO은행 계좌가 불법 거래되고 있다. 조용한 곳에서 약식조사를 하겠다. 지금 현금이 인출되고 있으니 돈을 찾아 대전 유성온천역 물품 보관함에 넣어두고 비밀번호를 휴대폰 뒤 네 자리로 해놓아라. 그러면 금감원 직원이 돈을 찾아 안전하게 보관한 다음 사건 조사가 끝나면 되돌려준다”고 안내했다. 피해자 A씨는 이 사기범에 속아 온천역 물품 보관함에 넣어둔 1,600만원을 절취당했다.

# 피해사례 2
- 2019년 7월, 피해자 B씨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범인의 전화를 받았다. 범인은 “피해자의 명의가 도용되어 돈의 출처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범인은 피해자 B씨를 속여 개인정보 등을 알아낸 뒤 OO은행 대전 OO대학교 출장소에서 물품대금 명목으로 2,385만원을 인출해 절취했다.

□ 대처방법
▶ 모르는 소액결제 문자나 메시지를 확인하려고 전화하지 않는다. 그래도 꼭 확인하고 싶다면 핸드폰이 아닌 일반전화로 확인한다.
▶ 소액결제 상담 후 앱[주소(http://oo.ooo.ooo.ooo) OO은행 핸드폰 인증서비스 여기를 눌려 링크하세요]을 절대 설치하지 않는다.
▶ 범인이 핸드폰의 플레이스토어 구동 및 팀뷰어(퀵 서포트)의 설치를 요구해 응하면, 피해자의 핸드폰이 원격으로 조정된다. 피해자의 대출을 일으켜 편취하는 교묘한 보이스피싱이다. 앱 설치 후 통화한 모든 전화는 범인들과 통화한 것이다.
▶ 검찰-경찰-금감원은 메신저로 공문을 절대 보내지 않을 뿐 아니라 ‘안전계좌’는 어디에도 없다.
▶ 범인들이 ‘홍길동’ 개인 명의의 계좌로 이체를 요구하면 1,000% 보이스피싱이다. 하지만 당황하면 개인 명의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이스피싱 전문 강사로도 활동하는 이재영 대전유성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은 “절도형 보이스피싱은 매우 대담한 게 특징”이라며 “경찰이나 검찰,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면 100% 보이스피싱인 만큼 주저하지 말고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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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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