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핵심은 '중단없는' 약 복용

조현병, 핵심은 '중단없는' 약 복용

기사승인 2020-02-06 02:00:00

최근 조현병의 효과적 관리 방안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주사제는 약물 농도 유지에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에게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궁금증을 확인해본다. 

Q. ‘조현병 장기지속형 주사제’란 무엇인가요?

A. 조현병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다만, 약물을 매일 복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병식이 없거나 환자가 이를 거부하는 등의 복약순응도 문제로 재발에 대한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는 그 이름처럼 장기간 약물 농도를 유지해 주는 주사제로 근육 층에 주사된 약물이 한 달 또는 석 달 동안 일정한 혈중 약물 농도로 유지 할 수 있게 설계된 약물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복약순응도 현저히 개선시켜 주고, 경구제보다 증상 및 재발을 막아 줄 수 있습니다.

Q.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제는 서로 다른 약물인가요?

A. 성분은 같지만 제형이 다른 주사제입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지금껏 널리 사용되어 온 경구용 주사제의 단점인 복약순응도 개선을 위해 같은 성분이지만 제형을 달리한 약물입니다. 일례로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Paliperidone Palmitate) 성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경구제와 같은 성분이지만 체내에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용출될 수 있도록 ‘나노크리스탈 기술’을 활용해 100나노미터 정도의 미세한 입자로 제조되고 있습니다. 

(100나노미터는 머리카락 두께의 1/1000 수준을 말한다)

Q.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하면 다른 조현병 약물은 복용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할 경우,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다른 약물은 복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조현병으로 인해 다른 정신질환이 함께 동반되어 있거나 한 가지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치료하기 위한 별도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부작용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경구제와 같은 성분이기 때문에 비슷한 종류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에는 좌불안석증, 주사부위 통증 등이 있습니다. 정신질환 약물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당사자마다 효과 및 부작용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Q.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조현병 치료은 꾸준한 약물 치료가 바탕이 되면, 당뇨와 고혈압처럼 조절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전반적으로 환자의 74%가 수개월 내에 약물복용을 중단한다는 보고가 있고, 조현병 초발 5년 이내 80% 환자에서 질환이 재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경구제와 비교해 ▲재발률(55% 감소) ▲입원 횟수(48% 감소) ▲입원 일수(54% 감소)에서 큰 효과를 증명한 바 있습니다. 특히 조현병은 한 번 재발하면 증상은 심화되고 투병기간은 길어지는 특징이 있고, 이후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재발하는 기간도 짧아지는 질환입니다. 이처럼 재발에 대한 위험이 높은 질환일수록 꾸준히 약물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매우 효과적인 조현병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단점은?

A. 환자마다 증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첫 투여량의 조절의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숙련된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치료한다면 약물 투여량을 조금씩 조절해가며 사용할 수 있고, 경구제를 사용해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 이에 따른 가이드 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Q. 장기지속형주사제 사용률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영국에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사용률이 50%에 달하며, 북미나 유럽에서도 이미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20% 이상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장기지속형 주사제 사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현병 환자의 치료율 자체도 낮을뿐더러 기존의 약물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데, 지난 해 6월부터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의료급여 수가 개정이 이루어져 향후에는 더욱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김양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