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에 ‘킹크랩’ 가격 폭락? 노량진 수산시장 가서 물어보니…

코로나 탓에 ‘킹크랩’ 가격 폭락? 노량진 수산시장 가서 물어보니…

[르포] 전 주보다 가격 내려간 킹크랩…"코로나로 손님 없는게 더 타격"

기사승인 2020-02-07 04:17: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어떤 손님이 뉴스를 보고 4만원대 킹크랩을 찾더라고요. 그것들은 살이 별로 없는 B급 상품 위주입니다. 킹크랩도 종류와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다 달라요. 한 부분만 보고 모든 킹크랩을 4만원으로 오해하시던데,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6일 오후 방문한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 수산시장. 한 수산물 매대에서 만난 상인은 최근 킹크랩 가격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킹크랩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은 맞다”면서도 “기대보다 높았는지 실망하는 손님도 더러 있었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최근 중국으로 향하던 수산물이 신종 코로나에 막혀 한국에 풀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에 킹크랩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킹크랩의 가격은 전주 대비 하락했다. 킹크랩은 보통 색으로 품종을 구분하는데, ‘레드 킹크랩(왕게)’, ‘블루 킹크랩(청색 왕게)’ 등이 주로 식탁에 오르는 품종이다. 이날 시장가에 따르면, 1kg 레드 품종의 경우 평소 6만5000원에서 8만원까지 팔리던 것이 현재 5만원 중반대에서 7만원대까지 내려갔다. 레드보다 비교적 저렴한 블루 품종도 5만원에서 6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상품의 품질에 따라 같은 품종이라도 가격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경락가와는 차이가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주간수산물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주 킹크랩의 평균 ‘경락시세’는 4만7300원이다. 설날이 있던 전주 평균 6만2000원보다 20% 떨어졌다. 다만 이는 품종과 등급의 구별 없이 ‘킹크랩’ 전 품목으로 평균을 낸 가격으로, 소매가에선 차이가 발생한다. 가격이 낮아졌다 해도 소비자가 4만원대 킹크랩을 생각한다면 살이 적고 비교적 상품성이 낮은 상품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킹크랩의 가격이 떨어진 요인으로 상인들은 여러 해석을 내놓는다. 노량진에서 20년간 장사를 이어오고 있는 김봉균(56‧가명) 씨는 “수요가 급감한 것이 이유라고 본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생선 등 수산물을 찾는 사람이 줄었고, 킹크랩 역시 가격이 떨어져도 찾는 사람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인근 매대의 상인 역시 “지난 설 이후부터 사람이 싹 빠지기 시작했다”면서 “직장인들도 줄어들어 마스크를 끼고 장사하는 우리들도 답답할 노릇”이라고 혀를 찼다.

중국 판로가 신종 코로나로 막힌 영향이 아니냐는 말에 상인들은 머리를 긁적였다. 킹크랩을 취급한지 10년째라는 한 상인은 “그것보다도 설날 몰렸던 수요가 빠지며 가격이 떨어진 게 더 크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날이 끝난 직후인 전주 킹크랩 경락시세 4만7300원을 전년 동기인 4만7200원과 비교하면 1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평균가격인 4만4200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10% 오른 가격이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측 역시 코로나와 킹크랩 가격의 연관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시장에 들어온 킹크랩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킹크랩 통관 상황까지는 알 수 없어, 중국으로 갈 킹크랩 물량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확답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측 정도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킹크랩) 가격 하락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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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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