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제1금융권의 신용대출 금리가 3~4%대 이지만 신용이 낮은 금융 소비자에게는 '그림의 떡'. 제1금융권 대출이 힘들고 급전이 필요한 고객은 그래서 저축은행의 고객인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약점을 이용해 이른바 '돈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이 크다.
특히 지속되는 불경기와 최근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OK저축은행의 연 22% '일수대출'이 자영업자들을 피멍이 들게 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일수대출’ 상품은 신용등급은 낮지만,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가 주요 대상이다. 1천만 원을 빌릴 경우 매일 원금 10만원과 이자 6천원씩 100일동안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방식이다.
매일매일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를 조금씩 갚아나가면 된다는 생각에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대출상품이다.
문제는 하루에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면서 일수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
인건비, 월세 등 당장 급전이 필요한 자양업자들은 고금리에도 일수대출 상품을 쓰고 있지만, 대출금을 매일 상환해야 하는 부담감은 만만치 않다.
최근 매출하락과 인건비, 월세부담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까지 겹치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주 서부신기가지에서 식당을 개업했던 이 모(53)씨는 불경기로 매출은 급락했지만 비싼 월세와 식자재 값,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쌓이자 대출에 눈을 돌렸다. 그는 전단지를 보고 저축은행 '일수대출'을 받았지만 장사는 그대로여서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 6개월 만에 폐업하고 말았다. 그는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 모씨는 “경기가 워낙 밑바닥이어서 가게 매매는 쉽지 않고 하루하루 버틸 수가 없어 폐업을 하게 됐고, 일수대출로 빌렸던 4천만 원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다"면서 "개인회생도 150만 원의 비용이 필요한 데 마련할 길이 없어 채권추심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 이율이 연 24%이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의 연 22% 이율은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저축은행들이 지나친 예대마진을 취하고 있다”며 “기준금리에 맞춰 법정 최고이율을 조정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은 대출이 손쉬운 만큼 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등급이거나 심사가 까다롭고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는 당일 대출이 가능해서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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