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의 개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의 여파로 개점을 연기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면세점 측은 강행을 결정했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코로나19’로 사라진 악조건 속에서도 동대문점이 과연 흥행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그룹은 오는 20일 서울 동대문 두타몰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을 개점한다. 기존 두타면세점이 자리했던 곳이다. 강남 무역센터점에 이은 2호점이자, 현대백화점 그룹이 강북지역에 내는 첫 면세점이다. 강남과 강북의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그룹 측의 기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에서 첫 삽을 뜨게 됐다. 국내 면세점은 고객의 70%가 중국인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이른 아침부터 면세점 오픈을 기다리던 중국 보따리 상인(따이공)의 모습은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와 해외 단체관광을 모두 중단했다.
실제로 면세업계는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라와 롯데, 신세계 등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잇따른 매장의 확진자 방문으로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이 임시 휴점을 진행했고, 주요 매장들이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역시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8시 30분에서 3시간 단축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예정대로 동대문점의 문을 열기로 결정했다. 면세점 측은 “고객과의 신의 차원, 경영 활동 위축 우려 등에 따라 계획한 날짜에 문을 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세레모니 등의 오픈 축하 행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영업시간도 기존 오전 10시 30분~오후 11시에서 3시간 30분 단축해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측 관계자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요란한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말 그대로 영업만 개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동대문점은 당분간 사라진 중국 보따리상 대신 내국인과 해외 관광객 마케팅에 집중하며 내실 다지기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만 버텨내면 향후 승산이 있다는 복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설 등 한중 사이 훈풍이 불 조짐이 보이는 만큼, 앞으로 관광객과 보따리상이 대거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다.
반면 두타면세점의 실패를 들어,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역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통 신규 면세점은 오픈 초기 송객수수료 등을 통해 보따리상을 대거 유치한 후 서서히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기 마련이다. 현재 동대문점은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인 것. 중국 보따리상의 롯데, 신라, 신세계 선호 역시 바뀌지 않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의 핵심은 중국 보따리상인데, 지금 상황에선 (동대문점) 역시 당분간 이익을 보기 힘들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개점 효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도 뼈아픈 점”이라고 평했다. 이어 “두타면세점도 신라, 롯데. 신세계 밀려 강북에서 고사하고 말았다”면서 “기존 두타면세점과 같은 구성과 방식으로는 안착이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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