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20일 오전 11시50분 서울 중구 두산타워 1층은 모처럼 붐비고 있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동대문점) 입장을 기다리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이 몰리면서다.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인파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달랐다. 이외에도 동남아, 일본 지역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개점 시간인 12시가 되자 매장 직원들은 이들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단출하지만 비교적 활기가 느껴진 개점이었다.
이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산타워 6~13층에 면세점을 열었다. 무역센터점에 이어 두 번째 지점이다. 기존에는 두산이 운영하던 두타면세점이 있었다. 앞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산과 두산타워 내 면세점 부지를 5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곳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북지역에 내는 첫 면세점이기도 하다. 동대문점과 무역센터점과의 시너지를 통해 ‘영업 경쟁력 제고’와 ‘수익성 개선’를 이뤄내겠다는 것이 면세점 측의 포부다.
동대문점의 특허면적은 1만5551㎡(약 4704평)이다. 매장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3시간 30분 단축 운영한다. 현장에서 만난 면세점 측 관계자는 “개점 시기 연기를 두고 이야기가 많았지만,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국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오픈 축하 행사와 대규모 집객 행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근이 패션타운이라는 점은 동대문점의 가장 큰 강점이다. 동대문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관광명소로 꼽힌다. 실제로 이날 8층부터 13층을 돌며 20~30대의 젊은 외국인 여성 고객 다수를 마주칠 수 있었다. 특히 7층 화장품&향수 매장은 제품을 체험해보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점심에만 여러 일본인이 다녀갔다”면서 “7층 화장품 매장만 보면 사람들 수가 적은 것은 아니다”라고 평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런 상권 특성을 반영해 동대문점을 ‘젊고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6~8층은 영럭셔리관, 9~11층은 K패션·한류관, 12층은 K뷰티관이 들어선다. 국내외 브랜드 330여 개로 채울 예정이다. 면세점 측 관계자는 “특히 이탈리아 패션 ‘핀코’, 스위스 시계 ‘지라드 페리고’ 등 해외패션 브랜드와 안다르·에이지·캉골 등 K-패션 브랜드 30여 개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기존 무역센터점을 MICE 특구를 찾는 비즈니스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면세점으로, 동대문점은 20~30대를 타깃으로 한 면세점으로 각각 운영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투트랙 운영 전략을 통해 향후 브랜드 유치나 물량 확보에서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다만 동대문점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눈앞의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악재다. 실제로 신라와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들도 현재 큰 손해를 입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면세점들은 잇따른 확진자 방문으로 곤욕을 치렀고, 주요 매장들은 영업시간마저 단축 중이다. 동대문점 역시 당분간 이익을 보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동대문점은 강북 ‘빅3’인 롯데, 신라, 신세계와 직접적으로 맞서야 하는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면세점이 두 곳으로 늘어난 만큼, 더 큰 ‘바잉 파워’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사업장이 확대되면 매입 단가가 낮아지고 교섭력이 높아져 높은 수익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동대문점을 통해 향후 3년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2조원대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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