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20곳 이상 휴업 사태...마트·백화점·면세점 유통가 ‘비명’

한 달간 20곳 이상 휴업 사태...마트·백화점·면세점 유통가 ‘비명’

기사승인 2020-02-25 03:00: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유통업계가 잇따른 휴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19일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마트, 백화점, 면세점 중 휴업을 진행했던 곳만 최소 20여 곳에 달한다. 이들이 휴업으로 입은 누적 매출 피해만 수천억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훨씬 뛰어넘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영등포점 일부 층을 다녀간 것을 확인해 전날인 23일 임시 휴점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대전 지역 두 번째 확진자가 이달 19일 영등포점 지하 1층 등을 방문했다. 백화점 측은 “해당 확진자는 일부 층만 방문했지만 안전을 위해 전 매장의 문을 닫고 방역 조치를 시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등포점은 보건 당국과 상의를 거쳐 재개점 날짜를 정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전날 하루 식품관 문을 닫았다. 신세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19일 오후 2시께 강남점 식품관 푸드코트에서 1시간가량 식사를 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지난 20일부터 임시 휴업에 돌입한 상태다. 휴점 기간은 미정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확진자가 지난 15일 오후 1시쯤 매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인돼 임시 휴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미 앞서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10일 전국 모든 점포에서 휴업을 진행했던 바 있다. 여러 ‘알짜’ 점포도 포함됐던 만큼, 10일 하루에만 1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이 증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을 비교하는 것이 겁이 날 정도”라면서 “방역 외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소비침체 등의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요 대형마트로 셔터를 내렸다 올리길 반복하고 있다. 업계 1위 이마트는 현재까지 확진자의 방문으로 무려 7번의 임시 휴업을 진행했다. 23일에는 신천지 본부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과천점이 방역을 위해 하루 휴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이마트타운 킨텍스점, 이마트 속초점‧성수점‧군산점‧부천점‧마포공덕점이 휴업을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광주계림점, 롯데마트는 전주송천점·청주상당점·대전노은점이 문을 닫았다 재개장했다.

특히 면세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 수입원인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인)이 사라진 것. 현재 국내 면세점들의 중국인 의존도는 8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면세점들은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중국인 확진자가 매장에 다녀가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확진자 방문이 확인되면 휴점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매출 손실이 수백억대에 이른다.

롯데면세점 명동점은 앞서 이달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휴업하면서 이틀 반나절을 함께 휴업했다. 롯데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이 평소 2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500억원대의 매출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 롯데백화점 제주점도 이달 초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며 수일간 문을 닫았던 바 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면세업계 전체의 피해 규모는 최소 1000억원대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수습된다 하더라도 중국 내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타격이 계속될 이어진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절반 정도 보따리상들이 감소한 상태”라면서 “구체적으로 공개할 순 없지만 매출도 절반 정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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