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제공하는 신도 명단과 관련시설 등에 대한 정보를 믿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27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가 확보한 신천지 신도 수가 경기도에서 직접 조사한 신도 수보다 1974명 적었다”며 “다른 지역 명단에서도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신천지 측의 명단을 불신하는 이유에 대해 ‘경기 과천 신천지 집회 참석자수’를 언급했다. 신천지는 지난 16일 과천 집회 참석자 수를 1295명이라고 경기도에 밝혔다. 그러나 도의 강제조사 결과, 이날 집회 참석자는 9930명이었다.
정부는 지난 25일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신도 21만2000여명의 명단을 전달받았다. 정부가 확보한 명단 속 경기도 전체 신도 수는 3만1608명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기도가 포렌식 전문가를 대동해 신천지에서 직접 입수한 명단에는 3만3582명이 기재됐다. 1974명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신천지 신도가 실제로는 23만여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신천지가 교수, 의사, 정치인 등 사회적 지위를 가진 ‘유력가’들의 명단을 빼고 제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명단의 적정성 문제가 있다면 방역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가 공개한 신천지 교회와 부속시설의 주소도 전부 밝힌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천지는 지난 22일 전국 신천지 교회와 부속기관 등 1100곳의 주소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현장조사를 통해 신천지가 밝히지 않은 시설 34곳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강남상담소 소장을 맡고 있는 김건우 목사는 “신천지가 밝힌 곳이 아닌 또 다른 장소들이 신천지 부속기관이라는 제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복음방’과 ‘센터’ 등은 대부분 임차하기에 주소 이동이 잦아 반영되지 않았을 확률도 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교회를 설립했다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사이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했다. 이에 우한에서 포교하던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병을 확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에 제기됐다. 신천지 측은 지난 21일 “우한교회는 수년 전에 폐쇄되었기에 우한지역의 포교와 교회 운영이 전혀 안 된다”고 해명했다.
의혹은 신천지 부산 야고보 지파장의 설교 녹취록이 공개되며 재점화됐다.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에 따르면 야고보 지파장은 지난 9일 “지금 중국 우한 폐렴 있잖아. 거기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면서 “지금 중국인이 700명 넘게 죽고 확진자가 3만명이 넘는다. 우리 성도는 한 명도 안 걸렸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이에 대해 “모든 중국교회는 종교사무조례라는 종교법이 시행된 지난 2018년부터 예배당을 전부 폐쇄했다”며 “우한 개척지도 같은 해 6월15일부로 장소를 폐쇄하고 모든 모임과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고 이야기했다. 우한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는 357명으로 전해졌다. 신천지는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우한교회 신도가 한국에 입국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27일 오전 9시 기준 1595명이다. 사망자는 13명이다. 다수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로 조사됐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전날인 26일 오후 8시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신도 1848명 중 83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1차 검사결과가 나온 1016명 중 82%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7446명은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