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불확실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여건 상 이런 증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또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안전자산 쏠림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이 9일(현지시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유가하락 여파로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79%, 다우지수는 하락률(8.3%)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나스닥도 각각 7% 이상 추락했다.
국내증시도 위태로운 출발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장중 19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다 전 거래일 대비 8.16p(0.42%) 오른 1962.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37p(0.87%) 오른 619.97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대폭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9867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9일에는 1조3122억원을 팔았다. 이는 2011년 8월 10일(1조2759억원)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시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결국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외국인 자본유출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주식매도 자금이 안정자산인 국고채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주요국가 기준금리인하 상황을 보고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하가 몇차례 진행되면 채권에 투자된 자금이 차익실현을 하면서 다시 주식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외국인 자본시장 투자와 수출 의존성이 높은 나라인 만큼 해외 증시 급락에 따른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최근 외국인 펀드의 국내시장 투매(투기적 매도)는 진정되더라도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 코로나로 인한 경기 수축이 심화되면 실물경제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며 “당분간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이어 “해외의존 형 경제의 고질적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와 관계기관도 미국 증시 쇼크 대비 태세로 전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3개월간 완화하고 거래금지 기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해 금융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필요 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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