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업계 ‘빅3’로 꼽히는 신세계를 밀어내고 인천국제공항에 처음으로 입성하게 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향후 시내면세점과 공항 면세점 간 시너지를 통해 ‘빅4’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한편,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면세점의 높은 임대료가 부담으로 작용해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 제1터미널 면세 사업권 입찰에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DF3(주류·담배) 사업권은 호텔신라, DF4(주류·담배) 사업권은 호텔롯데, DF7(패션·기타) 사업권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선정했다. 유찰된 DF2(향수·화장품), DF6(패션‧기타) 사업권에 대해서는 이달 중 재공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DF7 구역은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롯데‧신라‧신세계 ‘빅3’ 등 4개사 모두 참여해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현재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는 곳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백화점이 이를 차지하면서 ‘빅3’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 진출을 위해 과감한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입장에서는 DF7 구역을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내주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당초 입찰에 나온 5곳(DF2·DF3·DF4·DF6·DF7) 중 유일하게 DF7 구역에만 지원했다. 기대와 달리 수성에 실패하게 되면서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향후 유찰된 DF2·DF6 구역의 사업권이 재공고되면 다시 입찰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신세계면세점은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에 큰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롯데면세점이 높은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던 자리였다. 2018년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운영하던 면세점 4개 구역 중 3개 구역 사업권을 중도 반납했다. 사드 갈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연간 임대료만 무려 7000억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동 대형 면세점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높은 임대료에 발생한 적자를 시내면세점의 이익으로 상쇄한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강남 무역센터점 오픈 이후 누적 적자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공항 면세점 간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 이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 등 시내면세점 2곳을 운영 중이다. 이로 인해 ‘바잉파워’를 높아지면 제품의 단가를 더욱 낮게 책정할 수 있고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용이해진다. 향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진출을 통해 브랜드 확보와 위상 강화, 물량 확보 등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사업장이 확대되면 매입 단가가 낮아지고 교섭력이 높아져 높은 수익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3년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2조원대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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