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일부 통신사 판매점이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를 공짜에 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가 죽은 가운데 소비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10을 '0원'에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울 시내 한 판매점에서 통신사 번호이동과 8만5000원 요금제 6개월 사용을 조건으로 S10 5G를 '0원'에 구매했다는 후기가 나왔다. 갤럭시S10의 원 출고가가 124만8500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충 잡아도 약 40~50만원의 추가지원금이 풀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갤럭시S10 5G(256GB) 기기값을 99만8800원으로 인하해 100만원 아래로 낮췄다. 512GB모델은 128만1500원에서 103만1800원으로 낮췄다. 두 모델 모두 24만9700원 인하된 셈이다. KT는 지난 10일부터 선제적으로 갤럭시S10 기기 인하를 시작했다.
현재 KT에서는 9만원대 요금제를 쓰면 공시지원금 40만원에 추가 지원금까지 더해 총 51만75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24개월 기준으로 약정할인을 받으면 54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LG유플러스에서도 월 8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하면 공시지원금 40만원에 추가지원금까지 총 46만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이 같은 요금할인에 판매점의 자체 보조금까지 더해 금액을 더 깎아 주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공시지원금이 높지는 않지만, 약정할인을 활용해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24개월간 유지하면 53만4000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통신3사의 약정할인(24개월) 금액을 보면 SK텔레콤(8만9000원 기준) 53만4000원, KT(9만원 기준) 54만원, LG유플러스(8만5000원 기준) 51만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가폰 차비(기기값 무료에다 오히려 웃돈을 얹어주는 것)가 부활했다"며 "여기저기서 재고만 확인해 보고 방문해 보면 될 것 같다"고 알리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갤S20 지켜보고 있었는데 갤10 5G가 빵집(0원)으로 나온다"며 "우선 KT만으로 알고 있는데 SK 기변도 나오면 갈아탈지 고민된다"고 글을 올렸다.
올해 카메라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갤럭시S20이 지난 6일 출시됐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기 악화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대체제로 갤럭시S10재고를 푸는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고가를 낮춰서라도 구형폰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뿐 아니라 통신사 입장에서도 지지부진한 5G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통신사 보조금이 풀리기는 갤럭시에 이어 아이폰도 마찬가지다. 출고가 99만원이던 아이폰11(65GB기준)도 번호이동하고 7만9000원 요금제를 쓰는 조건으로 39~49만원 사이로 가격이 형성됐다. 여기에 주요 판매점 보조금을 더하면 가격이 더 내려가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폰파라치 포상금을 3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낮추는 등 사실상 지원금을 통한 유통 활성화 방안을 택했다. 불법 포상금 등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얼어붙은 경기를 녹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신3사는 코로나19로 고객이 급감한 대리점을 위해 다양한 자금지원도 실시했다. SK텔레콤은 750여개 대리점을 위해 3월말 지급 예정인 인센티브 일부를 조기 지급하고, 운영비 40억원도 추가 지원했다. KT도 1400여곳 대리점에 80억원의 지원금을, LG유플러스도 2000여개 매장에 34억원의 지원금을 지원했다.
이 같이 지원금이 매장에 들어오면서 매장 차원에서도 실탄이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혜택을 더 늘리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대리점들이 자신들이 받는 리베이트 금액을 줄여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왜 '불법' 보조금이라고 불리는지 모르겠다"며 "소비자에게 더 좋은 혜택을 주는 것이지 않느냐"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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