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올해 들어 세 번이나 '먹통'이 됐다. 카카오는 그때마다 정확한 오류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소극적으로 대응해와 사용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카카오톡 10주년을 하루 앞두고 먹통 사태가 벌어졌다.
카카오톡 사용자들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 43분부터 7시 16분까지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과 발신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메시지를 보내려 하면 '잠시 후 다시 시도해주세요'나 '사용자의 요청을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메시지가 떴다. 대화방에서 이전 대화 내용을 불러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용자들이 오류를 참다못해 재부팅을 하려고 로그아웃 후 재로그인을 하면 로그인이 아예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카카오톡은 물론 포털 다음에서도 로그인이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멜론 서버도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만 이 와중에도 익명의 개인이 모인 채팅방인 오픈채팅방은 잘 작동되어 의아함을 남겼다. 번호가 연동된 지인과의 대화창에서 대부분의 오류가 나타났다. 일부 포털에서는 '카카오톡 오류'가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카카오 측은 이날 오후 7시20분쯤 트위터 공지를 통해 "일부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등이 원활하지 않아 긴급 점검 중"이라며 "빠르게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알렸다. 이어 한 시간 뒤에는 "오늘 오후 메시지 수발신이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있었다"며 "긴급 점검이 완료되어 정상 이용이 가능하며,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카카오톡 먹통 현상은 이달 2일 오전 9시부터 10시17분까지 1시간20분여 동안 지속됐던 오류 증상과 거의 비슷했다. 메시지 수발신이 되지 않고, 오류 메시지가 자꾸 뜨는 것, 오픈채팅은 작동하지만 지인과의 채팅방이 먹통이 되는 것 등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월 1일에도 메시지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가 2시간 15분만에 정상화된 바 있다. 이처럼 카카오톡 오류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두 번째 오류가 발생한 지 보름 만에 또 발생하며 사용자들로 하여금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톡은 어떤 오류가 발생한 것인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어떠한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이번 오류에도 카카오 측은 지난 먹통 사태의 원인에 대해 '내부 네트워크 오류'라며 세부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이달 2일에도 먹통 사태의 이유를 묻자 카카오 관계자는 "내부 네트워크 장비의 일시적인 오류 때문"이라며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급증한 재택근무로 인한 문제와는 무관하고 트래픽 증가 때문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 대비 방송·통신·인터넷서비스 비상 대응체계' 점검회의에서 카카오는 기간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는 아니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애용하고 있는 서비스로 자리잡은 만큼 장애 방지에 더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최근 들어 카카오톡이 광고를 띄우는 '온보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나 '쇼핑', '스타일' 에서의 목록을 늘려가는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서버에 오류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트위터에서 카카오팀 입장문의 댓글란을 보면 한 네티즌은 "답답하다. 작지 않은 규모의 회사 서버가 이렇게 갑자기 터져버린다는 게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서버 확장성(scalablity)을 어떻게 관리하는 건지"하며 아쉬움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카카오톡이) 안 돼서 로그아웃하고 다시 로그인했는데 대화내용이 다 사라졌다"고 불만을 표했다. 다른 네티즌도 1월 1일 먹통 사태를 언급하며 "연말 연시에도 터지면 안 되긴 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는데 이렇게 간간히 터지는 게 보기 좋지는 않다"고 불편한 심정을 보였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18일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전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지난 10년은 카카오의 시즌1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이제 시즌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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