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피해 지원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계들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취급하는 정책금융상품 ‘미소금융’은 연 4.5%대에서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금리인하의 논의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이 저신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미소금융사업 대출금리는 지난 2009년 출시 이후 약 12년간 연 4.5% 고정금리에서 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가 2.5%(2009년 1월)에서 0.75%(2020년 3월)로 1.75%p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 민간금융사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자영업자대출 및 개인신용대출 등의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 3% 내외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보증서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3.5% 수준으로 미소금융보다 1.0%p 낮다.
미소금융사업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힘든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등에게 ▲창업자금 ▲운영자금 ▲긴급생계자금 등을 무담보·무보증 고정금리로 제공하는 소액대출이다.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나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정책상품은 수익보다는 서민 지원을 핵심으로 한다. 수익을 창출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또한 조달비용도 재계·금융권 등의 기부금과 휴면예금 출연금으로 하고 있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시 민간 금융사보다 미소금융대출 금리 인하 여력이 더 크다.
이와 관련 서민금융진흥원은 미소금융사업 금리를 대손비용·운영비 등을 감안해서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미소금융 금리는 6등급 이하 저신용자 서민들에게 무보증·무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다 보니 대손 비용 등 대출 실행에 따른 위험성도 생각해야 한다”며 “여기에 미소금융 운영을 위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미소금융지점 운영비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민금융진흥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정책금융 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최근에 기준 금리 인하에 따라 충분히 문제제기 될 수 있는 사항”이라며 “내부에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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