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백화점 업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장기화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온라인몰과의 연계를 강화하거나,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쇼핑 방법도 도입하고 있다. 오프라인 문화센터 강좌를 유튜브에서 진행하는 곳도 생겼다. 사회적으로 ‘비대면’이 권고되는 상황에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41.7%나 줄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34.2%, 32.1%씩 떨어졌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나름 선방하던 명품 등의 매출도 줄고 있는 추세”라며 “경기불황까지 겹쳐,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달 말 예정됐던 봄 세일마저 4월로 연기됐다. 롯데백화점은 원래 이달 28일부터 봄 정기 세일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작일을 다음달 3일로 일주일 미뤘다. 현대백화점 역시 일반적으로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정기 세일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일주일 늦춘 다음달 3일에 시작한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날 세일을 시작한다. 세일 기간은 모두 4월 19일까지다.
업계는 다양한 비대면 쇼핑 서비스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백화점 매장 상품을 실시간 온라인 방송 영상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가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매일 오후 12시, 3시에 매장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롯데백화점 라이브’를 운영 중이다. TV홈쇼핑처럼 쇼호스트‧인플루언서와 같은 사회자가 나서 소비자와 채팅 등 소통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진행된 ‘공기청정기‧스타일러’ 방송에는 평소 대비 9배의 고객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1억원의 준비 물량이 모두 팔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네이버와 손잡고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선보였다.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코로나19로 인한 고객 감소를 상쇄해 보겠다는 취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 쇼핑몰은 제품을 사진과 글로 전달하는 방식에 그쳤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영상과 실시간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상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드라이브 스루’ 등을 활용한 차량 이동형 쇼핑이 백화점에서도 등장했다. 지난 8일 롯데백화점은 울산점을 시작으로 ‘드라이브 픽’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백화점 앱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결제한 뒤 주차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비대면 방식의 판매 서비스다. 추후 고객 반응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서울 등 전국으로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이즈 등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편리한 구입이 가능하도록 잡화, 생활, 가공용품 위주로 ‘드라이브 픽’ 상품을 구성했다”면서 “집으로 배송하는 ‘식품 딜리버리 서비스’ 역시 지난 13일부터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쇼핑 뿐 아니라 백화점 문화센터 풍경도 바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문화센터 강좌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인 ‘현대백화점TV’에 선보인다고 전날 밝혔다. 노래 교실과 장보기 팁 등 총 30여개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외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특히 문화센터 휴강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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