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된 미국 내에서 정서적 고통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불충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방식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미국 내 정신 건강 문제에 긴급지원을 제공하는 전국 핫라인은 지난 해보다 9배 많은 전화를 받았으며, 수만 명이 코로나19 위기에 처해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약물남용 및 정신건강청(SAMHSA)의 ‘재난 조난 헬프라인’은 작년 3월 대비 통화량이 891%나 증가했으며,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월보다는 338% 증가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정신건강서비스 증진을 위한 수억 달러의 연방기금 지원을 승인했다. 그러나 사례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해당 지원금이 위기관리 상담을 지원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공무원들은 전망했다.
한 공무원은 ABC뉴스에 “앞으로 더 많은 미국인들이 몇 주 동안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기관들은 아직 정신건강 위기사태에 제대로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국가위기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는 매일 TV로 중계되는 백악관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도 ‘선별적으로만’ 논의됐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신 건강 문제가 급증하는 것은 ‘아주 상식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SAMHSA와 같은 기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닥치기 전부터 부족한 연방 지원자금을 받아왔으나, 정부는 자금 지원을 삭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SAMHSA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의 연방정부의 노력은 여전히 불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SAMHSA는 현재 5780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신 또는 약물 사용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불안정 상태의 미국인들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해 폭력 사태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westglas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