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병을 대중에게 알리지 않은 채로 ‘비밀스러운’ 준비 과정을 거쳤다는 내용의 문서가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ABC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고 보건기관은 지난 1월14일 지방 관리들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으나 6일동안 대중에게 발표하지 않았다.
이어 보건기관의 경고가 내려진 지 7일 후인 1월20일에야 시진핑 주석이 국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고를 내렸지만, 감염자 통계에 따르면 이미 3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감염된 후였다.
이에 AP통신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경고를 미룬 일주일 동안 ‘비밀스러운 준비’를 지시했다는 문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중국 최고보건 당국자 마샤오웨이는 1월14일 기밀 원격 회의를 진행해 “2003년 사스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이며 매우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사스와 비슷하게) 대규모 공중보건 위기로 번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모든 지역 주민들은 대유행에 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문서는 전했다.
또 문서에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 쑨춘란 부총리의 코로나19에 대한 지시를 전달하기 위한 화상 회의가 열렸다고 명시되어 있었지만, 지시의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다고 AP는 설명했다,
이어 1월 14일 원격 회의가 끝난 후 당국은 테스트 키트를 배포하고, 전국의 의료진들에게 환자를 검사하고 보호 장비를 착용하라고 명령했다. 또 해열 클리닉을 열고 온도 점검을 하도록 지시했다.
ABC는 “보건 당국은 비밀스럽게 유행병에 대비했다”라며 “그들은 대중에게 말하지 않고 모든 것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유행 경고’가 미뤄진 일주일 간,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춘절(중국의 설날)을 위해 대규모 이동을 했고, 일부는 우한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결국 당국의 ‘경고 지연’은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감염시켰고 13만 3천명이 사망한 대유행의 발판이 됐다.
그럼에도 1월 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수백만 명의 환자가 전국 병원에서 속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례를 단 한 건도 등록하지 않았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해 경고한 의사들을 처벌하기도 했다.
ABC는 이에 3월 중국은 최대의 정치 회담을 앞두고 있어 사회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며, 이 회담이 대중에게 6일간의 발표를 미룬 한 가지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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