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명품은 ‘불패’...결혼 미룬 2030男 온다

코로나? 명품은 ‘불패’...결혼 미룬 2030男 온다

신세계백화점 "전체 실적 13% 감소했는데…남성명품 매출 11%↑"

기사승인 2020-04-18 04:00:00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백화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성 명품 매출은 오히려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남성 명품 매출이 11.1% 늘며 여성 상품 위주의 일반 명품 매출 신장률(3.3%)을 뛰어넘었다. 이는 4월 신세계백화점 전체 장르 중 대형가전(32.9%)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명품만큼 인기가 많은 남성 컨템포러리 장르 역시 8.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전체 실적은 지난해보다 13.0%로 떨어졌다. 일반 남성 장르 매출도 21.6%로 역성장 매출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명품의 인기는 30대 고객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고 있는 가운데 20대의 기세도 무섭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남성 명품 장르의 연령별 매출 비중과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30대가 전체 매출 비중의 약 40%를 차지했고 신장률은 20대가 53.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동안 진행해온 남성전문관 전략이 주효했다고 백화점 측은 풀이했다.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한 20대 후반~30대 남성들이 결혼을 미루는 대신 문화 활동을 늘리는 것에 주목했던 것.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1년 강남점에 남성전문관을 선보였다.

지난 2016년에는 이를 확장해 6층 본ᆞ‧신관 전체와 7층 신관에 2000여평 규모의 남성관 ‘멘즈 살롱’도 선보였다. 루이비통, 벨루티, 펜디, 라르디니 등 세계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웠다.

이처럼 남성전문관 확대로 백화점 매출 중 남성의 비중도 해마다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이 남성전문관을 열기 전인 2010년의 경우, 남성 고객 매출은 전체에서 28.1%를 차지했지만 강남점 멘즈살롱이 자리 잡은 2017년에는 34.1%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5.8%까지 뛰었다.

이는 신세계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고객 10명 중 약 4명은 남성 고객이라는 것으로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백화점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이성환 상무는 “최근 남성 명품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 속에서도 패션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성 못지 않은 패션감각과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남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백화점 모두 이달 초 봄 정기세일에서 명품판매가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세일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15.4% 감소했지만, 명품 매출은 오히려 5.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진행한 정기 세일에서 전체 매출이 12.6% 감소했지만 명품 매출은 5.3% 뛰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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