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최근 국제유가 폭락하면서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졌다. 한국거래소도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유가 하락 시 손실을 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인 순매수 금액은 총 5천8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2종(하락 시 이익을 얻는 인버스 종목은 제외) 순매수 금액 1조8509억원을 더해 총 2조4천366억원의 개인 투자 자금이 유가 회복을 기대하며 이 기간 ETN·ETF에 집중됐다.
그러나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원유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00019]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520009]의 경우 같은 기간 시장가격이 91.18%, 88.20% 각각 폭락했다.
이 2개 종목과 괴리율 과다로 거래 정지 상태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 및 'QV 레버리지 WTI원유[550042] 선물 ETN(H)'[550042] 등 원유 레버리지 ETN 4종의 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4천345억원에 이른다.
관련해 거래소는 이날 'WTI원유 관련 ETN에 대한 추가 안정화 조치 시행' 자료를 내고 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WTI 선물 레버리지 ETN의 투자금 전액 최종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TI 선물 레버리지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경우 기초지표 가치가 0원이 되므로 투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있으니 투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 일간 수익률의 2배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며 "따라서 WTI 선물이 하루에 50% 하락하면 수익률 -100%가 적용돼 기초지표 가치가 0이 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추후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이미 전액 손실이 확정돼 투자자의 손실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상품 구조상 장기적으로 유가가 살아나도 손실이 쌓이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절대 장기간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WTI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이 전 거래일보다 55.90달러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21일에도 6월물이 배럴당 11.57달러로 전날보다 43.4% 급락했다.
따라서 이 같은 폭락이 다시 재연될 경우 이들 종목 기초지표 가치가 0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돼 시총 4천345억원이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
거래소는 23~24일 이틀 동안 이들 종목의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오는 27일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이 2개 종목의 거래를 재개한 뒤 재개 당일에도 괴리율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거래 정지를 연장할 방침이다.
또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에 대해서도 향후 거래 재개 일정을 별도로 공지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종목은 거래 정지 기간에도 WTI가 50% 이상 떨어지면 기초지표 가치가 0이 돼 거래 정지 상태에서 그대로 상장폐지 및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괴리율 과다 기준을 현행 30%에서 앞으로 더 낮춰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한편 이날 'KODEX WTI원유선물(H) ETF'[261220]의 괴리율이 32.24%로 상승함에 따라 23일부터 해당 종목 거래 방식을 단일가매매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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