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후 기부 유도...제2의 금모으기 운동?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후 기부 유도...제2의 금모으기 운동?

기재부는 '할 말 없다'...야당은 부정적

기사승인 2020-04-22 21:17:56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이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2일 일단 전국민에게 지원금을 준 뒤 기부를 통한 '자발적 반납'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급성과 보편성의 원칙하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사회 지도층과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정부담을 경감할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당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고 당정간 공감대를 마련하는 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역할을 해줬다"며 당정간 조율을 거친 방안이라고 설명했고, 정 총리는 조 정책위의장의 발표 이후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늘 오전 정 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 뜻을 전달해 홍 부총리도 수용하기로 했고, 청와대와도 조율했다"고 했다.

다만 전국민 지급에 강하게 반대해 온 홍 부총리와 기재부의 입장은 여전히 모호하다.

기재부는 이날 정 총리와 논의 여부, 민주당 발표안에 동의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정의 이번 절충안은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차별 없이 지급하되, 고소득층 등은 자발적으로 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재벌에게도 지원금을 준다' 등 고소득층 지원의 불합리성에 대한 비판, 세금을 통한 환수처럼 '줬다가 빼앗을' 경우 살 수 있는 반발도 피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자발적 반납분을 기부금으로 인정해 연말에 기부금 세액공제를 적용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만약 4인 가구가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할 경우 이 가구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세대주에게 100만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처럼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재난지원금 '1호 기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민주당은 이런 방식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재정 부담을 경감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야당은 이번 당정 절충안에 부정적이다.

당정 절충안대로 국민의 자발적 반납을 통해 일부 재정을 다시 채워넣더라도 당장 전국민 지급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3조원가량의 증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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