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하려면 코로나19 검사 추가, 부담 호소하는 환자들

입원하려면 코로나19 검사 추가, 부담 호소하는 환자들

병원은 '코로나19 원내감염 예방 차원'...환자들 '비용 부담스럽다'

기사승인 2020-04-24 03: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건강보험료를 내지않는 외국인에도 검사비를 전액지원하는데...암환자와 그 가족에겐 너무나 큰 부담입니다."

최근 대형병원들이 입원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하자 환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은 모든 신규 입원 환자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또 코로나19의 높은 전파력과 무증상 감염 특징으로 원내 확산 우려가 커지자 병원들은 코로나19 진단검사 대상을 속속 확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모든 입원환자에 진단검사를 시행하지는 않지만 의료진의 재량에 따라 검사 대상을 넓게 적용하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도 요양병원에서 온 환자들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적용한다.

문제는 비용이다.  코로나19 검사에 따른 비용이 대부분 환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아산병원은 의료진 재량으로 이뤄지는 검사비용을 병원이 모두 부담하지만,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은 1회에 8만원 수준의 검사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요양병원에서 오는 환자들에 상·하기도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비용은 16만원가량이다.

이날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추가된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환자들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3기 암환자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힌 청원자 A씨는 '항암치료로 입원 시 진행되는 코로나 검사비용이 너무 부담된다'며"(병원에서)모든 입원환자와 보호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1인당 8만원 정도의 검사비는 본인부담이다. 보호자의 검사까지 포함하면 16만원의 비용을 입원할 때마다 부담하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암환자와 가족에겐 너무나 큰 부담이다. 신천지 교인이나 외국입국자들, 지침을 어기고 돌아다니다 감염된 사람들에게 무료로 해주고 있는 상황에 견주어보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청원자 B씨는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의 보호자다. 그는 "친정엄마가 7개월 전에 암수술을 하시고 회복 중인 상태다. 검사나 항암치료로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입원할 때마다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검사비 10만원 정도를 자비로 부담한다"며 "건강보험료를 내지않는 외국인에도 검사비를 전액 지원한느데, 자국민에게 역차별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불가치한 조치라는 입장이다.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입원 환자들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중증도 높은 환자들이 많아 코로나19 방역에 최대한 대비해야 한다.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한동안 진단검사 의무화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진단검사 대상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집단감염 문제가 심각했던 3월부터 한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다만 요양병원들이 안정화되고 있어 요양병원 환자들에 대한 의무검사 해제를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입원환자들이 겪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서 하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의무검사 현황을 파악을 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해서 서로가 부담을 줄이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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