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쿠키뉴스 최휘경 기자] 경기도 안양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에서 회의진행을 두고 일어난 마찰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양시의회 제255회 임시회 조례안 상임위원회별 심의 중 회의진행 미숙을 지적하는 의원과 위원장 간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번져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건은 임시회 개최 전날인 지난 20일 총무경제위원회에서 안양시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사전 심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비롯됐다. 총무경제위 정맹숙 위원장의 대표발의로 조례안을 상정하자 음경택(미래통합당) 의원이 시 집행부와의 질의방식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음 의원은 “285억원이나 되는 예산을 시민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조례안을 심의하는데 일문일답은 무리가 있다”며 “위원장이 회의 시작 전 상임위 의원들과 심의방식을 두고 논의를 해야 옳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심의가 시작되고 상임위 의원들의 시 집행부에 대한 자료 요구가 많아지고 일문일답이 길어지자 음 의원은 정 위원장에게 “심의가 짧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어디 일찍 끝나나 봅시다”라고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이 “지금 협박하냐”며 응수하자 음 의원은 “그게 왜 협박이냐, 의원으로서 의사 표현을 한 것인데”라며 되받아쳤다.(사진)
결국 정 위원장과 음 의원의 말다툼은 정회 후 위원장실까지 번졌고, 음 의원이 재차 “회의 진행을 잘하시라”고 하자 정 위원장은 “음 의원은 7대 때 총무경제위원장을 하며 잘했냐”며 “지나가던 X가 웃을 일”이라는 막말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심의를 마쳤지만 이번엔 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시민대상 수상자 차후 결격사유 발생 시 수상을 취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시민대상 일부 조례안 개정을 둘러싼 22일 2차 공방이 벌어졌다.
조례안을 심의하면서 의원 간 토론을 하던 중 이은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음 의원 발언 중간에 끼여들자 음 의원이 “제발 동료 의원이 발언할 때는 끼여들지 말라”며 “한두 번도 아니고, 발언을 하고 싶으면 위원장에게 허가를 받고 하라”며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음 의원은 또 “나는 적어도 시 집행부에서 작성한 조례안을 마치 자기 것처럼 해서 발의하지 않는다”며 정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정 위원장은 “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지켜주기를 바란다”며 “내로남불이라고 (음 의원)자신은 동료 의원에게 끼여들지 말라며 사과까지 요구하면서 음 의원은 왜 지키지 않나”며 질책했다.
이 모든 과정은 당시 상임위에 배석해 있던 공직자들에게 그대로 여과 없이 보여줬고, SNS를 통해 58만 안양시민들에게 그대로 송출되자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시의원의 자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공직자는 “심의에 배석한 공직자들은 물론 SNS로 시민들에게 방송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위원장의 다소 미숙한 회의 진행으로 인해 의원들이 치졸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도 “300억 가까운 시민의 예산을 쓰기 위한 조례안을 심의하는 모습이 초등학생들의 회의에서도 볼 수 없는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sweetcho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