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알레르기 원흉 꽃가루, ‘합성수지’ 대체제로 변신한다

봄철 알레르기 원흉 꽃가루, ‘합성수지’ 대체제로 변신한다

기사승인 2020-04-30 00:00:00

[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봄철 알레르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꽃가루가 환경오염을 발생시키는 합성수지 플라스틱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꽃가루는 본연의 파괴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전문가들로부터 ‘식물계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린다. 특히 꽃가루의 외막은 물리·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성질을 지녀 형태가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꽃가루받이 과정에서 외막은 수분 손실·내부 유전물질 보호를 위해 구부려 접히기도 하는데, 현재까지 꽃가루 외막의 유연한 변형에 대한 원리는 명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의 조남준 교수를 필두로 한 ETS(Engineering in Science) 그룹의 공학 과학자들은 앞서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꽃가루 내부의 단백질 및 유전 물질들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해 속이 빈 ‘마이크로 캡슐’ 상태로 만들어 약물 전달 등에 활용해온 바 있다.

한편 ETS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에서 전통적인 비누제조방식을 활용해 딱딱한 꽃가루의 외막을 매우 유연한 물질로 바꾸는 원리를 규명해냈다.

연구진들은 꽃가루 껍질 부분에 있는 지방층을 제거한 뒤 내막과 외막에 있는 단백질을 알칼리성 환경에 배양시켰다. 그 결과 환경 변화에 반응한 꽃가루의 내막과 외막이 유연한 상태로 변형된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얻은 꽃가루 변형 물질은 스펀지, 종이, 히드로젤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3D·4D 프린팅의 힘과 결합하면 인공 플라스틱과 같은 유해한 합성재료에 대항할 수 있는 천연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남준 교수는 “꽃가루는 자연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양이 생산돼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양이 매우 풍부하다”라며 “플라스틱과 같은 비천연 물질로 인한 전례 없는 환경 문제에 직면하면서 공학적 혁신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의 기적과도 같은 자원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저널에 '꽃가루: 자연에서 찾은 플라스틱 팬데믹 해결책'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westglass@kukinews.com

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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