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쿠키뉴스] 조병수 기자 =강원 양양군 현남면 죽도·인구해변이 위치한 두창시변리는 어떻게 서핑의 성지가 됐을까?
양양군 두창시변리는 인구수가 유난히 적었던 세 마을인 두리, 창리, 시변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형성된 마을로 죽도해변에 인접해 있는 이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여름철 해수욕장과 야영장 운영을 통해 마을 수익을 창출해 왔다.
죽도 해변은 수심이 얕고 백사장의 모래도 고와서 1970~80년대만 해도 여름 피서지로 전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전국적으로 교통과 관광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이곳에 몰리던 인파는 다른 곳으로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하지만 6~7년 전부터 죽도해변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양양이 서핑 명소로 급부상하면서부터다. 낡고 허름한 시골집 대신 카페, 서핑숍, 게스트하우스 등 현대식 건물이 들어섰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정착했다. 요즘 두창시변리는 서로 다른 물결이 만나 출렁이는 변화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갈등을 넘어 화해로, 거리를 좁히다
현재 두창시변리에는 93세대 153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중 노년층이 40%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서핑 열풍 때문에 청년층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마을에는 전에 없던 활기가 생겼지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나이 지긋한 동네 어르신들은 자유분방한 서핑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이맛살을 찌푸렸고, 젊은이들은 그런 어르신들에게 거리를 두었다.
같은 터전에서 살고 있지만 정주민과 이주민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았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무렵, 양측 모두 차츰 마을 주민 간의 화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하면서 서로 간의 노력으로 정주민과 이주민이 함께하는 자리도 자주 마련했다.
면민 체육대회나 해수욕장 개장 전 안전기원제 등 마을의 대소사 행사에 함께 어울리는 자리를 가졌다.
이제 두창시변리는 양양군에서도 정주민과 이주민 간 단합이 제일 잘되는 마을로 통한다.
생활 방식이나 정서적·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기 위해 서로 노력한 덕분이다.
두창시변리에서는 이주 후 최소 5년 이상 거주해야 정주민으로서의 자격과 권리를 인정하는데 이는 마을의 일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마을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마을에서는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이들이 향후 마을을 이끌어 갈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름다운 공존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죽도해변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적당해 서핑 입문자뿐만 아니라 중·상급자 모두 만족할만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서퍼뿐만 아니라 카페와 맛집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젊은이들도 늘어났다. 양양군에서도 서핑 해양레저 특화지구 조성사업 등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누군가에게는 서핑으로 유명해진 핫플레이스지만, 두창시변리 주민들에게는 오랫동안 일구어 온 소중한 주거지이다.
그래서 관광권과 생활권을 동시에 보유한 마을로서 균형이 필요하다.
공존을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 삶의 터전을 양보한 주민들의 배려, 다 함께 공유하는 공간에 대한 예의,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두창시변리의 아름다운 공존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기획감사실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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