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유산 반복된다면 ‘항인지질항체 증후군’ 의심

30대 여성, 유산 반복된다면 ‘항인지질항체 증후군’ 의심

기사승인 2020-05-12 13:16:19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30대 여성 중 유산이 반복된다면,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란 우리 몸 전체 기관을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동맥, 정맥 등 전신의 혈관에 혈전(피떡)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폐혈전증·심기능 저하·뇌졸중 등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드문 질환이다. 

황재준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에 신규 확진된 3088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은 0.75명, 유병률은 6.19명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의 환자 비율은 약 3:2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여성은 30대, 남성은 70대 연령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질환에 걸리면, 전신에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뇌에 발생하면 뇌졸중을, 말초 정맥이나 폐혈관에 생기면 망상 청피반, 하지정맥 혈전, 폐혈전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검사에서 항인지질항체가 발견된다고 모두 진단되는 것은 아니며 혈전증 또는 반복적 유산 등 임상소견이 동반되어야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여성에서는 반복적인 유산이 많이 발생한다. 황재준 교수는 “예전 연구결과, 환자의 36%에서 유산·사산이 확인됐다”며 “이들에서 발생한 사산, 유산, 조산의 원인이 모두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이라고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을 갖고 있으면 유산 발생 가능성이 크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동반되어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기저질환 없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루푸스 환자에서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진단이 중요하고 장기간 항응고제를 유지하며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어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 주사로 치료를 진행한다. 분만 전에는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을 중단하며, 분만 직후에는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약 6주가량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을 사용한다.

한편, 황 교수의 연구 결과는 올해 2월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되었다. 여성은 가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유산이 반복되거나 임신 계획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