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클럽 방문자 다수가 사회활동이 왕성한 20~30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부 운동시설들은 방역 경계를 높이거나 일시 휴업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7명 가운데 지역사회 발생은 22명이다. 이 중 클럽 집단발생 관련 확진자는 17명, 홍대모임 관련 1명, 확진자 접촉 3명, 서울 지역 사례 1명이다. 클럽 관련 확진자 17명은 클럽 등을 방문한 사람 7명, 확진자 접촉자 10명이다.
특히 이날 오후 12시까지 클럽 관련 확진자 5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총 누적 환자는 153명이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87명, 경기 26명, 인천 22명, 충북 9명, 부산 4명, 충남‧전북‧경남‧강원‧제주 각각 1명씩 발생했으며, 연령별로는 19∼29세가 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27명, 18세 이하 15명, 40대 8명, 50대 5명, 60세 이상 5명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127명, 여성 26명으로 확인됐다.
특히 클럽 방문자를 통한 2차 전파가 시작되면서 방문자의 가족, 지인, 동료 등 접촉자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누적환자 153명 중 클럽 방문자는 90명, 접촉자는 63명이다. 또 직장이나 집 등 일상생활을 하는 곳뿐만 아니라 학원, 과외, 병원 노래방과 같은 장소를 매개로도 확산되자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20, 30대의 활동반경이 넓고 지역사회 감염까지 시작되니 이전보다 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네에서도 확진자가 나오고 부모님과 함께 살다보니 모임 약속도 안 잡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거주자 B씨(20대)도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어졌고, 날도 따뜻해지면서 카페나 술집, 이태원, 홍대 등에 사람이 많았다. 지인 중에서도 (이태원 등에) 간 사람들이 있다. 클럽에 안 갔다고 해도 확진자들과 언제 어디서 마주쳤을지 모르고, 어떻게 접촉했을지도 몰라 젊은 사람들만 보면 숨을 참게 된다”고 우려했다.
경기 거주자 C씨(30대)는 “얼마 전 카페에서 젊은 남성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자리를 옮겼다”고 털어놨다.
20~30대가 많이 찾는 운동시설 방문을 꺼리는 이용자도 늘면서 일부 시설은 문을 닫거나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경기소 소재 스포츠센터에 근무하는 필라테스 강사 D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부터 (센터) 문을 닫거나 수업을 축소했는데, 재오픈한 지 얼마 안 돼 또 수업이 취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소재 운동시설 운영자는 “20, 30대 이용자가 많다보니 오는 분들마다 이태원, 홍대 방문 여부를 묻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보다 마스크 쓰기 및 소독을 더 철저히 하고 있고, 환기를 위해 아예 문을 열어 놨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지금 다니고 있는 헬스장은 안 닫을 것 같긴 한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동네에 있는 다른 시설들은 문을 닫는 분위기더라”라고 걱정했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말 동안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클럽 관련 확진자와 주점, 노래방, 학원 등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태원 방문자와 접촉자에 대해 약 4만 6000여 건의 검사가 진행됐다”며 “추가 전파 사례를 보면, 밀폐된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접촉을 하는 환경에서의 전파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예방을 위해 이번 주말에는 밀폐되고 밀집한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모임 자제를 당부한다”고 권고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시설 등도 주의가 필요하며, 온라인 등 비대면‧비접촉 종교행사 활용을 권장한다. 감염이 증폭될 수 있는 클럽, 감성주점, 단란주점, 콜라택, 포차 등의 방문은 피해야 한다”며 “
여러 사람이 모이면 전파될 확률과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득이하게 밀폐‧밀집 장소 방문시에는 2m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악수를 하지 않고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등 개인위생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주점 등을 방문한 분은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무르면서,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교육 시설, 종교 시설, 실내 체육 시설, 의료기관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종사하는 분은 감염 확산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활동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전까지는 곳곳에 위험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이 사안을 잘 알고 계시리라 본다”며 “정부가 제시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면, 그러한 위험에도 충분히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주말기간 동안 위험도가 높은 곳을 방문할 경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종교시설이나 운동을 위한 여러 가지 시설들은 관련된 정부의 세부지침을 참고해 현장에서 잘 준수해 주실 것을 각별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사례는,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위험한 곳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 경우 본인뿐만이 아니라 본인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 그리고 공동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이다”라며 “본인과 가족을 위해 정부가 제시하는 방역수칙의 준수를 다시 한 번 살펴보시고 함께 동참해주시기를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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