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 업계가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문객이 급감한데다 소비 심리마저 얼어붙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아직 코로나19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2분기 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1588억원과 비교해 82.1% 급감했다. 매출도 6063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해외백화점 사업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휴점과 집객 감소, 영업 종료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
이 같은 부진은 롯데쇼핑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53억원보다 75% 감소했다. 매출은 4조767억원으로 8.3% 감소했고 43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쇼핑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백화점과 영화관의 실적 타격이 가장 심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휴점 등의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이 33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7% 급감한 226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부문과 명품, 가전 장르는 매출이 늘었지만 남성, 식품, 아동, 잡화 등 대부분 장르 매출이 역신장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감소했다.
현대백화점도 실적이 급락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0.2% 감소했다. 매출은 449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 떨어졌다. 순이익은 239억원으로 64.4% 줄었다.
사실상 코로나19로 봄 매출을 거의 올리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그나마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반짝 매출’ 상승을 맛보기도 했으나 곧 이태원 사태가 터지며 찬물이 뿌려졌다. 실제로 연휴기간만 해도 백화점업계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8.8%에서 최대 13.3% 증가했다. 이를 두고 소비 회복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정오 기준,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2명 늘어나 총 17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환자는 168명이었다. 연휴 기간 감염 발생 이태원 일대 클럽과 주점 5곳에 방문했던 사람은 무려 5517명에 달한다.
업계는 이태원 사태가 2분기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를 드러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황금연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는데, 발목이 잡힌 격”이라며 “확산세가 줄고 있지만 어렵게 살아난 소비 심리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방문객 증가가 예상처럼 빠르지 않다”면서 “명품 등 일부 품목에서 반등 신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확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돼 매출 증대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대형 업체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2분기에도 내수 침체 여파가 지속된다면 고용 등에서 여러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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