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육성군을 맡고 있는 ‘수달’ 김성진(26) 코치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2013-2014시즌 빅파일 미라클의 탑 라이너로 활약한 김 코치는 비교적 짧은 프로게이머 생활을 매듭짓고 2018년 락스 게이밍의 코치로 자리했다. 2019년부터는 한화생명e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육성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서 1군에 데뷔한 ‘비스타’ 오효성과, 최근 1군으로 콜업된 ‘두두’ 이동주를 발굴해 낸 이가 바로 김 코치다. 19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그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화생명 아카데미에서 코치를 맡고 있는 ‘수달’ 김성진입니다.”
Q. 육성군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육성하고 계십니다. 한화생명은 오래전부터 육성군에 상당히 공을 들인 걸로 아는데요. 한화생명 육성군만의 특별한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복지는 두 말 할 것 없고요. 다른 육성군 팀들은 1군 선수들이랑 같이 안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연습실과 숙소를 전부 따로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연습실을 함께 써요. 그만큼 교류하기도 쉽죠. 궁금한 게 있으면 1군 선수들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죠. 기량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Q. 선수 육성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요. 저마다 라인도 다른데다가 플레이 스타일도 다른 선수들이다보니 지도 방식에 대한 차이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운영적인 부분은 아마추어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잘 안돼요. 그래서 운영적인 부분은 함께 가르칩니다. 라인전을 잘 못하는 친구, 개인적인 피지컬이 모자란 친구들은 개별 피드백을 통해서 개선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천상계 유저들의 피지컬엔 사실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피지컬도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저는 보거든요. 피지컬 자체가 모자라는 선수들은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싸워봐야 해요. 안 해보고 겁만 먹으면 끝까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해보자고 독려하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편입니다.”
Q. 육성군을 맡고 계시다보니 육성군에 들일 선수들을 분류하실 테고, 또 그 선수들 중 1군에서 활약할 선수들을 추려내시겠죠. 코치님만의 평가 기준이 있으실까요.
“일단 전적 사이트에서 랭킹을 보고 게임을 몇 차례 지켜봐요. 이후엔 친구 추가를 걸어서 나이, 이런 걸 물어본 뒤에 접촉합니다. 기량이 일정 정도 기준만 되면 똑같이 테스트 기회를 주고 있어요. 이 가운데 발전 가능성이 큰 친구나, 조금만 건드려도 잘할 것 같은 친구들을 데려오고 있어요. 솔로랭크에선 데스가 많지만 팀 게임에선 데스가 줄어들면서 잘하는 친구들이 있죠. 이런 성향을 파악하고 적합한 인재인지 가늠하는 것도 중요해요.
1군 승격 같은 경우는 대개 스크림을 통해 판별해요. 1군으로 올라갈만한 선수들은 2군 스크림에서도 특출 나거든요.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틈틈이 감독, 코치님들께 말씀드려요. 시즌이 끝나고 비시즌이 시작되면 선수들을 함께 테스트하면서 평가하세요.”
Q. 이번에 1군으로 승격된 ‘두두’ 이동주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두두 선수 같은 경우는 피지컬도 좋고 각을 보는 능력도 좋지만, 자가 피드백이 빠르다는 게 제일 큰 강점이에요. 피드백을 해줬을 때 이를 수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른데, 두두 선수는 자신이 뭘 실수했는지를 잘 아는 게 강점이죠.”
Q. ‘두두’ 선수에 앞서 ‘비스타’ 오효성 선수도 발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코치님이 보시기에 두 선수의 장점, 그리고 보완해야 될 점이 있다면요.
“앞서 말했듯이 두두 선수는 자가 피드백은 빠른데 멘탈이 약한 편이예요. 이 부분은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비스타 선수는 사실 제가 서포터로 영입했거든요. 지난 시즌 아이디 두 개가 전부 챌린저 1000점을 넘겼고요. 1군에서 서포터로서 활약한 게 없어서 아무래도 아쉽죠. 그래도 원거리 딜러의 덕목인 피지컬, 좋은 멘탈을 가진 선수예요. 포지션 변경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본기와 경험이 부족한 건 보완해야 될 부분이죠.”
Q. 두 선수 외에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선수들이 있으실테죠. 팬 분들께 소개 가능할까요.
“캐드와 물컹이요. 두 선수 모두 아직 미성년자인데 잘하고 있어요. 포지션은 둘 다 정글러인데요, 물컹은 똘똘하게 동선을 잘 짜는 친구고 캐드는 순발력이 좋고 각을 잘 보는 친구예요.”
Q. 육성군 코치로서 탐 나는 타 구단 유망주도 있으실까요?
“T1에 ‘클로저’ 선수와 그리핀의 ‘가디언’ 선수요. (클로저 선수는 유튜브 클립으로도 이미 유명하죠?) 맞아요. 일단 어리고 피지컬이 무척 좋아요. 운영적인 부분은 빠르게 배울 수 있지만 피지컬을 늘리려면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다고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 좋은 선수죠.”
Q. 육성군 선수들이 어린 친구들이다보니 신경 쓸 부분도 많을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도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생활적인 부분에서 예를 들자면, 어린 친구들이 집에서 지낼 때는 부모님의 케어를 받잖아요. 그런데 여기선 이불 같은 것도 자기가 개야하죠(웃음). 아무도 없는 방에 불을 막 켜고 다닌다던가. 그런 부분들을 제가 부모님처럼 케어 해야 돼서 힘든 것 같아요.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억울해서 우는 경우도 많아요. 자기가 못해서 분해서 우는 경우도 있고요.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라 감정 기복이 심해요. 포기하고 나가는 선수들도 있죠.”
Q.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지만 LCK 프랜차이즈가 진행되면 육성군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2군 무대가 생기게 됩니다.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아카데미가 동기부여도 없고 기회도 적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수들이 무기력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리그가 생긴다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점도 있겠죠. 육성군 아카데미 단계가 미성년자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학업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부모님들이 학업 문제 걱정을 많이 하세요. 저희 육성군만 해도 학교를 다니면서 주말이나 방학 때만 훈련을 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2군 선수 생활을 하다보면 학업과의 병행이 힘들기 때문에 (2군 리그 개최가)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목표, 각오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육성군 친구들이 모두 1군 로스터에 등록돼서 팀 전력이 더욱 두터워지는 게 제일 큰 목표예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화생명 아카데미 많이 좋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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