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로 시작된 ‘집콕’ 생활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지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 밥을 먹고 운동하는 것을 넘어,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고 취미까지 즐기는 트렌드까지 생겨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생각조차 어렵던 일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TV와 주류, 델리(즉석조리식품) 등 먹거리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달 5일과 8일 각각 개막한 프로야구와 K리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록 무관중 개막이지만 집에서 응원하는 ‘홈관중’이 늘어 관련 상품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SNS에는 ‘집관’(경기장 대신 집에서 관람)을 즐기는 모습을 인증하는 등 새로운 응원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혼자 혹은 가족과 친구 등 소규모로 모여 TV, 스마트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며 치킨 등 먹거리를 소비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이는 최근 간편식 수요 증가로도 나타났다. 이날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프로야구 개막일인 5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델리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특히 초밥류 매출은 88%, 치킨류는 38%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측은 “최근 객수가 많이 감소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델리 매출은 나홀로 10% 성장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에서도 TV, 주류, 델리 먹거리 수요가 증가했다. 이달 5일부터 17일까지 TV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3% 증가했고, 치킨 델리와 주류는 각각 11.4%, 23.7% 신장했다. 소형 세컨드TV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자 이마트는 아예 TV 할인 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제는 ‘집콕’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고 있는 만큼, 실내 취미 용품과 가전도 재조명 받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피트니스 용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3% 뛰었다. 아령이 14.7% 증가했고, 실내용 자전거와 스쿼트렉 등의 헬스기구는 무려 146%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컴퓨터, 게임 등의 디지털 가전 매출이 10.8% 늘었고, 레고 같은 블럭 완구 매출은 10.1%, 프라모델 판매는 22.6% 증가했다.
이처럼 취미 트렌드도 변화하자 백화점과 마트의 문화센터 풍경도 바뀌고 있다. 홈가드닝,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도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강좌들이 대거 늘었다. 코로나 블루 등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모임이나 심리 상담 활동도 주목받고 있다.
문화센터 자체적으로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것 역시 특징이다. 일례로 홈플러스는 이번 봄학기 강좌에 1700여 개의 소수 인원 또는 1:1 개인 맞춤 강좌를 새로 마련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새로운 기준)에 기존의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집콕이 ‘인도어’ 트렌드로 굳어지는 양상”이라고 평했다. 이어 “‘홈관중’ 위한 먹거리 행사 등 고객 트렌드에 발맞춘 행사들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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