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경기지표 3개월간 하락...4월 제조업생산은 11년만에 최저치

코로나에 경기지표 3개월간 하락...4월 제조업생산은 11년만에 최저치

서비스업·소비는 일부 반등

기사승인 2020-05-29 10:49:05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현재 경기동향 지표와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는 3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2~3월 위축됐던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세 완화로 일부 반등했으나 여전히 절대 수준은 낮은 상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5%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6.0%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제조업 생산이 6.4%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역시 2008년 12월(-10.7%) 이후 최대 감소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15.6%)가 2008년 12월(-16.9%)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전자부품(-14.3%)과 자동차(-13.4%)도 부진이 심했다.

광공업 출하는 6.6% 줄었다. 제조업 출하가 7.2% 감소한 영향이다. 제조업 출하는 2008년 12월(-7.5%)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6%로 5.7%포인트 하락,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폭은 2008년 12월(7.2%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부진 영향이 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2.4%, 공공행정은 7.4% 각각 줄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2월(-3.5%)과 3월(-4.4%)의 감소에서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영향이다.

숙박·음식점업(12.7%)이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했다. 협회·수리·개인(9.6%), 정보통신(2.9%), 교육(2.8% 등도 늘었다. 하지만 운수·창고업(-2.9%), 금융보험업(-0.5%), 도·소매업(-0.2%) 등은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5.3% 늘어나며 넉 달 만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소매판매는 1월(-3.1%), 2월(-6.0%), 3월(-1.0%)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가 위축됐던 소비가 반등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받은 승용차 등 내구재(4.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판매가 모두 늘었다.

업태별로 보면 무점포소매(-1.6%), 슈퍼마켓·잡화점(-1.8%), 면세점(-0.6%)은 줄었으나, 백화점(32.4%), 승용차·연료소매점(4.6%), 대형마트(9.8%)는 많이 늘었다.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반등했으나 절대적인 수준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며 그간 위축된 서비스업과 소매판매가 일부 반등했지만, 아직 그 수준이 높지는 않다"며 "서비스업은 2016년, 소매판매는 2018년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0% 증가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확인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2.4%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가 1년 전보다 44.9% 감소해 2013년 1월(-52.4%)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내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안 심의관은 "5∼6월에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등 정책효과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증가 등으로 통계에 반영될 것"이라며 "제조업 수출 부문은 외국의 코로나 확산세와 봉쇄조치 해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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