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샛별이’ 이게 가족드라마라고요? [볼까말까]

‘편의점 샛별이’ 이게 가족드라마라고요? [볼까말까]

‘편의점 샛별이’ 이게 가족드라마라고요?

기사승인 2020-06-20 07:01:00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가족극이란 무엇일까.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소시민의 일상을 다루는 가족드라마”라는 이명우 PD의 말을 듣고 SBS 금토극 ‘편의점 샛별이’ 첫 방송을 본 시청자라면 가족극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웹툰 내용이 선정적이고 성적대상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드라마화 소식이 들려온 이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선 안방극장에 어울릴지 의견이 오고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원작의 장점만을 살린 따뜻한 가족드라마’라는 소개와 달리,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 선 가족과 함께 보기엔 불편한 장면이 다수였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시청자의 불편한 반응이 나올 만했다. 부분 묵음 처리했지만, 욕설임이 분명한 단어들이 대사로 나왔다. 교복 입은 미성년자 주인공이 성인 남성인 인물에게 담배 대리 구매를 부탁하는 원작의 장면도 그대로 등장했다. 더 심각한 장면도 있다. 오피스텔 성매매 장소를 암시하는 장면, 성인용 웹툰을 그리는 장면은 별다른 맥락 없이 코미디의 양념으로 사용됐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과 가족에 관한 묘사는 단편적으로 표현됐고, 그 자리에 노골적인 판타지가 들어섰다. 과장된 연출로 B급 정서를 노렸다고 하기엔 웃기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내용 없는 에피소드가 줄줄이 이어지다보니 캐릭터의 움직임 또한 납작하게 표현됐다.

다채로운 소재의 드라마가 시청자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눈이 높아진 요즘 시청자들은 시대에 역행하는 소재와 연출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다. ‘편의점 샛별이’는 가족극의 정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미성년자 흡연과 욕설, 오피스텔 성매매와 성인용 웹툰 작화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가족과 함께 볼 수 있을까. 아니, 봐야 할 필요가 있을까.

■ 볼까

신개념 가족드라마를 맛보고 가족극의 정의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 말까

철 지난 농담에 몸서리치는 사람이라면 채널을 돌리는 것이 좋다. 아무튼 가족과 함께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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